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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펄펄끓는 한반도]태풍도 밀어낸 ‘한반도 열돔’…습도까지 올라 ‘불쾌지수’ 최고조
한반도에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폭염 특보가 내려진 서울 태평로 위로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태평양 고기압이 태풍 밀어내…고온ㆍ다습한 공기만 유입돼
-폭염에 습한 공기 겹치며 중부지방은 이번주 내내 폭염 ‘절정’
-남부지방은 대기불안정으로 소나기…“폭염 잠시 식혀줄 수도”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24년만의 찜통더위를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제10호 태풍 ‘암필’이 결국 한반도 폭염에 밀려 중국에 상륙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에 밀려난 암필은 오히려 한반도에 뜨거운 수증기만 제공해 주말 사이 기록적 폭염의 주범이 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10호 태풍 암필은 23일 오전 3시 중국 칭다오 남남서쪽 290㎞ 지점에 상륙했다. 암필은 이대로 중국 내륙으로 북상해 오는 24일 오전에는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암필이 애초 상하이 남쪽에 상륙할 예정이었지만, 주말 새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잠시 주춤하면서 칭다오 남쪽으로 북상했다며 그러나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제10호 태풍 ‘암필’의 이후 예상 진로. 태풍 암필은 23일 오전 중국 칭다오 남남서쪽 290㎞ 지점에 상륙해 힘을 잃고 오는 24일께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전망이다. [사진제공=기상청]

태풍이 빗겨나가면서 지날 주말 전국 대부분은 기록적 폭염을 맞았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지난 주말 38도까지 올랐다. 역대 가장 더웠던 여름인 지난 1994년(38.4도)과 비슷한 수준이고, 서울의 낮 기온을 관측하기 시작한 1907년 이후 다섯 번째 기록이다. 기상청 자동기상측정망(AWS) 측정치로는 서울 서초구의 낮 기온이 한때 39.3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지난 22일 경기 여주가 39.7도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낮 최고기온을 나타냈고, 강원 홍천 38.2도, 충북 청주 37.8도 등을 나타냈다.

이처럼 주말 사이 폭염이 더 극심해진 배경에는 암필이 한반도 남쪽을 지나며 몰고 온 뜨거운 수증기가 있다. 강한 일사로 폭염에 시달리는 한반도에 암필이 뜨겁고 습한 공기를 불어넣으며 습도까지 높였다는 분석이다. 암필의 영향으로 당분간 전국은 무더위에 습도까지 높아지면서 불쾌지수가 ‘매우 높음’ 단계를 이어가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 주변 고기압의 영향과 강한 일사에 더해 태풍이 습도를 높이면서 체감 더위는 더 심해졌다”며 “태풍의 가장자리를 따라 습하고 뜨거운 공기가 한반도로 올라오며 전국적으로 덥고 습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에 밀려나며 암필이 비를 내리지는 못했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몰려온 습한 공기는 소나기로 변해 남부지방의 폭염을 잠시 식혀줄 가능성이 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여향으로 곳에 따라 구름이 발생하는 곳이 있겠다”며 “무더운 더위가 이어지며 대기 불안정으로 오는 24일에는 충남 이남 내륙 지역에, 오는 25일에는 남부 내륙 지역에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부지방은 당분간 무더위가 계속되며 지난 주말을 뛰어넘는 폭염이 이번 주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는 24일과 25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6도에 이르는 등 폭염이 계속될 전망”이라며 “이후에도 중부지방은 당분간 35도 안팎의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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