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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스코이호 ‘보물선’에 주가 반토막…“여전히 의문투성이”

사진=신일그룹 홈페이지 갈무리


- 주가 5400원에서 2000원으로 추락
- 금괴 발견 가능성 여전히 오리무중

[헤럴드경제] ‘보물선’으로 불리는 돈스코이호 소식에 관련주(株)로 입소문을 탔던 제일제강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신일그룹의 실제 돈스코이호 인양 작업에 먹구름이 끼면서, 보물선 기대감에 부푼 투자자들의 궁금증도 커지는 모양새다.

20일 제일제강은 전날보다 29.19% 내린 219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제일제강의 주가는 보물선 관련주라는 소문이 퍼지며 지난 18일 장중 5400원까지 급등했지만 이후 주가가 반토막났다.

롤러코스터 같은 주가 등락은 제일제강의 최대주주가 신일그룹 대표와 주식 양수도 계약을 맺었다는 지난 6일 공시 내용이 17일 뒤늦게 알려지며 시작됐다. 그러나 다음날인 18일 제일제강은 신일그룹과 최대주주 관계가 아니며 보물선 사업과도 일절 관계가 없다고 밝혔고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급격한 주가 변동에 제일제강 주식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도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7일부터 3일간 개인은 제일제강 주식 53만9751주를 순매수했다.

주가 반등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해양수산부가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는 신일그룹의 발굴 신청접수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일 오전 신일그룹이 발굴 승인 권한이 있는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돈스코이호 발굴을 위한 매장물 발굴승인 신청을 했지만 거부했다고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발굴승인 기관인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서 신청서류를 검토한 결과, ‘국유재산에 매장된 물건의 발굴에 관한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다수의 구비서류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보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규정에 따르면 신일그룹은 ▷매장물 위치 도면 ▷작업계획서 ▷인양 소요 경비에 대한 이행보증보험증권 또는 재정보증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신일그룹은 발굴보증금(매장물 추정액의 10%)도 내지 않았다. 신일그룹이 돈스코이호에 150조원의 금괴 및 금화가 있다고 주장해온 만큼 15조원을 보증금으로 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 고철값 12억원의 10분의 1만 내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돈스코이호에 실제로 금이 실렸는지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 배에 실제 금이 실렸는지는 확인된 바 없기 때문이다.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에 약 200t의 금화와 금괴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돈스코이호는 배수량 5976t의 크지 않은 배였다. 러일전쟁 발발 후 급히 해전에 참가했다고 알려졌는데, 전투에 참전 중인 무장함선은 식량과 포탄 적재가 우선이어서 금을 200t이나 싣고 전투에 참여하긴 어려웠다는 지적이 있다.

돈스코이호에 실제로 금이 200t 실려있다고 해도 그 가치를 150조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금 시세(1g당 4만5000여원)로 따져도 200t의 가격은 약 9조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괴에 발견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탐지 역시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돈스코이호 탐사 관련 관계자는 “실제로 인양이 돼 배를 바다 밖으로 꺼내기 전까지는 이 배에 실린 보물이 무엇인지, 그 가치가 얼만큼인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돈스코이호를 인양하면 신일그룹 소유권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러시아에서 소유권을 주장할 경우 국제적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 변호사는 “돈스코이호가 러시아 군 소유라는 점이 인정될 경우 민법에 따라 발견된 보물을 절반씩 나눠야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침몰한 지 100년이 넘게 지났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소유권을 인정할 수 있을지 여부는 법적으로 더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onlin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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