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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하루 만에 ‘실언’ 인정…美 중간선거ㆍ재선 변수되나
[사진=AP연합뉴스 제공]

트럼프 “이중부정 문장 잘못 말해” 해명
CNN, 임기 중 처음으로 ‘실수’ 인정
유럽언론 “푸틴의 푸들인가?” 조롱
공화당ㆍ콘크리트 지지층 균열 여부 주목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개입을 부인한 지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이 의혹에 대한 미 정보기관의 ‘조사 결과’보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말’을 신뢰하는 태도를 보인 것을 두고 야당·반대파는 물론 여당에서도 강력히 반발하자 급히 진화에 나선 것이다. 미 언론들은 이번 사태가 오는 11월 중간선거, 2020년 대선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2016년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보당국의 결론을 받아들인다”며 “다른 사람들도 개입했을 수 있지만, 공모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미·러 정상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말하려고 했던 것은 “‘러시아가 저질렀다(it would)는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는 문장이 아니라 ‘러시아가 저지르지 않았다’(it wouldn’t)는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는 이중부정 문장이었다”며 실언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푸틴 대통령의 면전에서 “푸틴 대통령은 아주 강하게 대선개입 의혹을 부인했다”며 “나도 그런 일을 러시아가 저질렀다는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고 말한 것을 정정한 것이다. 이는 미 중앙정보국(CIA) 등이 지난해 1월 보고서에서 “푸틴 대통령이 미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공작을 지시했고, 서구 자유주의를 훼손하기 위한 광범위한 야심의 하나로 트럼프 후보의 승리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폄하를 염원했다”고 결론 내린 것과 배치되는 발언이어서 논란이 됐다.

미 CNN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실수에 대해 인정하기로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었다”고 보도했다. 또 임기 중 처음으로 실수를 인정할 만큼 사안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고도 전했다.

미 정치권과 언론은 여전히 진영을 떠나 격분한 상태다.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여당과 ‘친 트럼프’ 인사들도 “수치스럽다”, “반역행위”라고 비판했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폭스뉴스도 “그의 행동은 변변찮다”고 지적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폭스뉴스마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정치인·평론가의 입장에 합류하면서 ‘대통령 살리기’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언론들도 ‘자국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는’ 대통령에 대해 조롱 섞인 시선을 보냈다. 영국 타블로이드지 미러는 ‘푸틴의 푸들’(아첨꾼) 이라는 헤드라인을 1면에 내세웠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트럼프가 탄핵당할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미국이 오는 11월 중간선거, 2020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세력을 뒤흔들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뉴욕 맨해튼 5번가 한가운데서 사람을 쏴도 지지층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시대의 헌신적인 지지자들은 아마도 그를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미·러 정상회담은 하나의 시험할 만한 사례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미 CNN 방송은 “이미 공화당은 러시아를 포함한 많은 이슈에서 트럼프와 척을 져왔지만, 언제나 그의 곁에 돌아와 있었다”며 “최근의 혹평도 이전과 같이 일시적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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