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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군-유엔사 직통전화 전격개통…북미간 군사소통 채널 열려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인민군 병사가 판문점 남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북, 2013년 정전협정 무효 선언하며 일방적 직통전화 폐쇄
-5년간 핸드마이크로 소통하다 북 요청에 즉시 재개통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군과 유엔군사령부를 연결하는 판문점의 직통전화가 5년 만에 다시 개통됐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조성된 한반도 상황관리에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1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전날 오전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유엔사령부와 직통전화를 다시 연결하고 싶다는 뜻을 남측에 전달했다.

정부는 이를 유엔사 측에 전달해 기술적 준비를 요청했고, 이날 바로 직통전화가 연결됐다.

판문점 남측 유엔사 일직 장교 사무실과 북측 통일각에 각각 놓여 북한군과 유엔사를 연결하는 직통전화는 2013년 북한이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하며 끊겼다. 이번에 개통되면 5년 만이다.

유엔사는 지난 5년간 북측에 통보할 사항이 생기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 앞에서 휴대용 확성기(핸드마이크)를 들고 큰 소리로 외치는 원시적인 형태로 북측과 소통했다. 지난달 미군 유해송환을 위한 나무관 100여개가 트럭에 실린 채 판문점에 도착했을 때도 유엔사 측은 핸드마이크를 이용해 유해송환 준비가 완료됐음을 북측에 통보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직통전화가 연결되자 북측이 유엔사에 즉시 전화를 걸어 준비 부족을 이유로 유해송환 회담에 참가하기 어렵다며 양해를 구했다. 아울러 회담 대표의 격을 올려 장성급 군사회담을 15일에 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미 양측은 폼페이오 장관의 6~7일 방북 때 12일 판문점에서 한국전 당시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을 위한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북측은 유해송환을 위한 물리적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막상 12일이 되자 다급하게 미군과의 연락 수단을 강구한 끝에 유엔사와의 직통전화를 개설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12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 과정에서 북측 고위급 인사들이 미국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북측이 아무런 연락 없이 회담장에 나타나지 않자 회담 불과 2주 전인 5월 24일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바 있다.

북한군과 유엔사를 연결하는 직통전화는 북한이 일방적으로 차단한 것이어서 다시 연결하는 데는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직통전화 복원은 명목상 북한군과 유엔사간 대화 채널 복원이지만, 사실상 북미간 군사대화 채널 부활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부여된다.

유엔사령관은 주한미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겸직하는 직위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이런 태도에 진정성이 있다고 보고 회담 연기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낮에 그들(북한)이 연락해서 일요일(15일)에 만나자고 제안했다”면서 “우리는 (회담)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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