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친문 부엉이 모임’
한국당 ‘친박·비박’ 다툼 지속
전재수 “부엉이모임 해산” 선언

여야를 막론하고 계파정치 청산이 개혁의 화두로 등장했다. 여당은 ‘친문(친문재인)’ 줄세우기란 비판에 직면했고, 자유한국당은 ‘친박(친박근혜)ㆍ비박(비박근혜)’ 다툼을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내부에도 국민의당와 바른정당계 사이 불협화음이 잔존한다.

바른미래는 5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계파 간 다툼을 해결하기 위한 해답 모색에 나섰다. 바른미래 자체는 패권정치를 타파하고자 나온 정당이지만, 합당과정에서 정체성 문제를 마무리 짓지 못해 파열음을 드러낸 상태다.

정병국 바른미래 의원은 이날 “바른미래는 패권정치를 거부했기 때문에 창당했다”면서도 “합당 과정 또 그 이후에 (계파정치 청산을 위한) 실천을 얼마만큼 했느냐에 대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는 개혁보수를 자처하는 바른정당 계열과 합리적 진보를 내세우는 국민의당 계열 사이 정체성 다툼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8월 1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도 이에 두 계파 사이 세력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 의원은 이에 “전당대회 일정을 늦춰야 한다. 예정대로 했다가는 탈 계파 정당임을 보여주기는커녕, 바른미래의 민낯만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또 “새 지도부의 임기를 2년으로 하면 2020년 총선 공천권을 중심으로 (계파정치의) 구태가 재연될 수밖에 없으니, 이번 임기를 1년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 이후, 책임론을 주제로 친박계와 비박계 사이 다툼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책임전쟁에서 패배하면 공천권을 빼앗기게 되고, 결국 정치적 생명력을 잃는다는 계산이 양 계파에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친박계 의원들과 잔류파 의원들은 복당파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김무성 한국당 의원의 탈당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또 심재철 의원 등 14명은 김 의원과 같은 복당파인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의원총회 소집을 요청했다. 김 권한대행의 유임 혹은 사퇴를 결정하는 투표를 제안할 목적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앞서 김 원내대표를 흔들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공개적으로 한 바 있다.

지방선거에서 대승한 민주당도 계파 논란에 휩싸였다.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친문 의원들로 구성된 ‘부엉이 모임’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당 일각에서는 계파주의 부활 및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표창원 의원은 트위터에 “특정 국회의원, 판ㆍ검사, 고위직 공무원들끼리 모이는 모든 사적 모임 해체를 촉구한다”며 “좋은 취지들이겠으나 필연적으로 인사나 청탁 등과 연계 우려 있으며 불필요한 조직 내 갈등의 빌미가 된다”고 했다.

야권은 문재인 대통령이 압도적인 지지율을 구가하자 민주당이 과거 친박의 모습을 따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박근혜 정권 시절 청와대가 당내 공천에 개입하려 했던 잘못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판적인 시각이 높아지자 부엉이 모임 소속 의원은 일단 해당 모임을 해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모임 회원인 전재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 ‘이제 밥 그만 먹자’ 이러면 끝나는 모임이기 때문에 저희가 공식적으로 해산을 결정했다”고 했다. 다만, 그는 부엉이 모임이 전당대회 이후 다시 부활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겼다. 전 의원은 “추후에 연구모임으로 갈지, 이것조차도 전당대회가 끝나고 난 뒤에 검토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태화 기자/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