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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美 자동차관세, 3000억弗 보복” 경고
미국 車부문 일자리 400만개 타격
FT “EU, 구체적 방안 제시는 처음”
트럼프 “EU는 중국만큼 나빠” 공격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자동차 관세부과 방침에 대응해 미국산 수입품에 3000억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보복관세에 각국이 재보복으로 반격하며 무역전쟁이 전세계로 확장하는 모양새다.

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지난 29일 미 상무부에 보낸 의견서에서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2940억달러(약 328조원)에 달하는 미국산 제품이 EU 회원국과 다른 주요국의 보복 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 조치는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수출의 19%에 달하는 규모다. 또 미국의 지난해 자동차ㆍ부품 수입 규모(3300억달러)와도 맞먹는다.

EC는 또 “미국의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글로벌 경제를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내몰 수 있으며, 미국 자동차 부문의 일자리 400만개 이상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미국 내 자동차 생산에서 유럽 자동차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4분의 1 이상이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 가해질 타격은 130억~140억달러로 추산됐다.

EU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수입산 자동차 관세부과 방침에 구체적인 대응책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수입 자동차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미 상무부에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3~4주 내 조사결과가 발표되는 대로 수입산 자동차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EU는 이번 경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 직전에 한발 물러나도록 촉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입산 자동차를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쳐스’ 인터뷰에서 “(무역 분야에서) EU는 중국만큼 나쁘다. 그들이 우리에게 하는 일은 끔찍하다”며 “그들은 메르세데스 자동차를 우리에게 보내지만 우리는 자동차를 그들에게 보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동차는 가장 큰 것이다. 철강을 얘기할 수도 있고, 모든 것을 얘기할 수 있다. 가장 큰 것은 자동차”라고 강조했다.

미 자동차 업계의 우려에 대해서는 “실제로 일어날 일은 관세가 없다는 것”이라며 “자동차 업계는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GM은 자동차 관세가 비용 증가와 판매 감소, 경쟁력 약화, 보복 관세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미 행정부의 정책에 반발하고 나섰다. GM,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등 12개사가 가입한 자동차제조업연맹(AAM)은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한 대당 소비자 부담이 평균 5800달러 증가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달 19~20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분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EU는 미국의 철강ㆍ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해 버번 위스키, 청바지, 오토바이 등 32억달러(약 3조6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조치를 선언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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