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신의주 화장품공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이 1일 보도한 사진에서 왼쪽 두 번째에 지난해 군 총정치국장에서 물러난 황병서, 리 여사 오른편에 안정수 당중앙위 부위원장,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이자 전 노동당 군사부장인 오일정 등이 눈에 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북중 접경인 평안북도 신도군을 시찰한 소식을 지난달 30일 보도하며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인 황병서 동지, 한광상 동지, 김성남 동지, 조용원 동지, 국무위원회 부장 김창선 동지가 동행하였다”고 밝혔다.
황병서는 지난해 10월 12일 만경대혁명학원 및 강반석혁명학원 창립 70돌 기념보고대회 참석 이후 8개월여간 북한 매체에 공개 활동이 언급되지 않았다.
이어서 지난 4월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때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에서 해임된 사실이 북한매체에 언급됐다.
올해 들어 황병서는 몇 차례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 북한 TV 화면에서 포착되기는 했으나 이름이 불리지는 않아 그의 위상 변화를 시사했다.
그런 상황에서 황병서가 북한 매체에 최고 지도자를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는 모습으로 다시 등장해 그가 완전히 복권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황병서는 북한 군부 최고위직인 총정치국장을 지내며 승승장구했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된 당 조직지도부 주도의 검열로 해임되면서 정치적으로 추락한 것으로 인식됐다. 국가정보원은 이후 황병서가 김일성고급당학교에서 사상 교육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지난 2월 김정일 생일 76돌 중앙보고대회와 이번 신도군 시찰 등 최근 공식석상에 인민복을 입고 등장했고, 이번에 ‘당 간부’로 호명됐다는 점에서 현재 황병서는 노동당의 직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에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맨 앞줄에 앉아 있는 모습이 목격됐기 때문에 당에서 군사 관련 업무를 다루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 매체들은 이번 신도군 시찰 보도에서 노동당 부장인 한광상, 당 국제부 제1부부장인 김성남보다 황병서를 먼저 호명했다.
북한 매체의 고위 인사 호명 순서는 권력서열을 반영하기 때문에 황병서도 최소한 당 부장 수준의 직위일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당 부장과 같이 사실상 장관급 대우를 받는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간부, 당원을 포함해 전 주민에 대한 장악 및 통제와 인사권을 가진 북한 권력의 ‘핵’으로 여겨진다.
황병서는 이미 조직지도부에서 잔뼈가 굵은 당 관료 출신으로, 조직지도부 군사 담당 부부장과 제1부부장을 거쳐 군 총정치국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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