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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9분’ 걸렸다…골리앗 독일, 여유가 좌절로 바뀐 시간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독일의 패배로 경기가 끝나자 뢰브 감독과 선수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월드컵 2연패를 노리던 디펜딩챔피언 전차군단 독일이 FIFA랭킹 57위 한국에게 무너졌다. 믿을 수 없는, 충격의 소식에 세계가 깜짝 놀랐다.

한국과 독일은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끝장승부를 펼쳤다.

두 팀 모두 16강 진출을 위해 서로를 넘어야 했다. 모든 이들이 ‘골리앗’ 독일의 우위를 점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1위팀과 아시아 지역예선조차 간신히 통과한 ‘다윗’ 한국의 싸움은 누가봐도 한 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어느 베팅 업체는 한국이 2-0으로 이기는 것보다 독일이 7-0으로 이길 확률이 더 높다고 밝히기도 했다.

독일 선수들의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이기지 못할 경우 조별리그 탈락까지 감수해야 했지만, 90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독일 전차군단의 초반 공세는 대단했다. 전반 10분까지 80%의 점유율로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19분 정우영(비셀 고베)의 무회전 프리킥에 깜짝 놀랐으나 이내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독일의 기대와 달리 득점은 쉽게 나지 않았다. 손흥민(토트넘)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똘똘 뭉친 한국의 수비진은 예상보다 견고했다.

득점 없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굳건해보였던 독일 선수들에게 초조한 기색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반 37분에는 이용(전북)이 스로인을 위해 터치라인 쪽으로 향하자 벤치에 있던 선수가 달려와 공을 집어주기도 했다.

전반을 무득점으로 마친 독일은 후반 초반 몇 차례 기회를 잡았다. 한국은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골키퍼 조현우(대구FC)를 앞세워 끈질기게 버텼다. 골과 다름없는 슛들이 조현우의 신들린 선방에 번번이 막혔다. 이번 대회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조현우는 놀라운 반사신경을 앞세워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쫓기는 쪽은 독일이었다. 파도타기 응원을 주도한 독일팬들은 간절함에 두 손을 모은 채 절실함과 좌절의 표정이 역력했다. 멕시코전의 영웅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44분 회심의 슛이 무산되자 머리를 감싸 쥐었다.

후반 추가시간 6분이 주어졌다.

오히려 추가시간 3분 김영권의 골은 독일을 완전히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VAR판독으로 추가시간 6분에 또 추가로 3분이 주어진 가운데 세계적 골기퍼 노이어까지 골문을 비우고 공격에 가담한 사이 주세종의 롱패스를 받은 손흥민의 쐐기골이 나온 뒤에는 너나할 것 없이 더이상 어찌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사상 첫 독일의 조별리그 탈락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한국팬의 함성과 독일팬의 탄식이 경기장을 울렸다.

같은 16강 탈락이었지만 표정은 완전히 달랐다. 하프라인 근처를 점령한 한국 선수들이 어깨를 걸고 월드컵 내내 짓누르던 마음고생을 털며 마지막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독일 선수들은 차마 돌아보지 못한 채 쓸쓸히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부 선수들과 독일 응원석은 눈물을 머금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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