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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아시아의 ‘꼴찌’ 호랑이
[헤럴드경제 TAPAS=신동윤 기자]성적표를 가지고 1등부터 꼴찌까지 한 줄로 세우는 것은 비교육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몇등인지는 항상 궁금하기 마련이었다.

조별리그 두 경기를 치른 대한민국의 성적은 2패. 탈락 위기에 놓인 한국과는 달리 각자 속해있는 조별리그에서 선전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소식을 듣다보면 문득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우리가 몇 등이나 하고 있나 궁금해진다.

TAPAS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호주가 각각 치른 조별리그 세 경기, 한국, 일본이 각각 치른 조별리그 두 경기에 대한 공식 데이터를 토대로 몇 가지 항목을 비교ㆍ분석해봤다.



    승점을 부르는 슈팅 효율성







조별리그 1,2차전만 놓고 볼 때 놀랍게도 아시아 국가 가운데 슈팅을 가장 많이 때린 팀이 바로 대한민국(22개)이다. 하지만, 슈팅을 쏜 것에 비해 그 효과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ㆍ이란ㆍ호주가 각각 세 경기, 한국ㆍ일본이 각각 두 경기를 치른 현재 슈팅 당 골 비율로 봤을 때 한국은 꼴찌를 기록했다. 한국과 같은 경기수를 소화한 일본은 한국보다 슈팅을 한 개 덜 때렸지만 골은 세 골이나 더 많이 기록했다.

스웨덴 전에서 ‘제로(0)’를 기록하며 논란이 됐던 유효슈팅. 슈팅 당 유효슈팅 비율에서 한국은 멕시코 전의 분전에 힘입어 27%로 꼴찌를 모면했다. 일본은 43%로 스나이퍼급 슈팅 능력을 자랑했다.

공격 효율성은 곧장 승점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어쩌면 당연한 말일지도 모른다.

슈팅 당 골 비율이 가장 높았던 일본은 승점 4점(1승 1무)으로 16강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와 덴마크, 페루란 강호들을 만나 선전한 호주는 승점 1점(1무 2패)을 챙겼다. 아쉽게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란은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가 있는 ‘죽음의 조’에서 승점 3점(1승 1무 1패)을 챙겼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효율성면에선 낮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기록하며 승점 3점(1승 2패)을 챙겼다.

이제 아시아 국가 가운데 승점이 없는 팀은 한국이 유일하다.



    아시아팀 중 가장 덜 뛴 호랑이







멕시코전에서 손흥민, 황희찬, 기성용 등의 주축 선수들이 탈진에 가까운 수준까지 지치도록 열심히 뛰었던 모습을 보여준 대한민국. 하지만 데이터로 볼 때 우리나라는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가장 적은 활동거리를 기록했다.

1ㆍ2차전 기록만 봤을 때 한국은 멕시코 전에서 99㎞의 활동거리를 기록, 아시아 국가가 치렀던 모든 경기를 통틀어 유일하게 100㎞ 이하의 활동거리를 보여줬다.

총 활동거리를 봤을 때도 한국은 202㎞로 가장 많은 활동거리를 기록한 호주와는 23㎞나 차이났다. 이는 서울을 가로지는 한강 동쪽 끝에 위치한 천호대교에서 서쪽 끝에 가까운 양화대교까지의 거리와 비슷한 정도다.



    투지라고 불러야 할까? 반칙왕이라 불러야 할까?





대한민국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의 반칙을 두 경기 동안 했다. 반칙수가 가장 적은 일본이 17개의 반칙을 저지르는 동안 한국은 무려 47개의 반칙을 했다. 일본과 비교했을 때 무려 2.8배나 많다. 세 경기를 치른 사우디아라비아(30개), 이란(43개), 호주(37개)보다도 더 많다.







1,2차전만 놓고 본다면 옐로카드의 수도 6개로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가장 많았다.

신태용 한국 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상대편에 대해 거칠게 나가는게 작전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어마어마한 수의 반칙을 저지른 결과 옐로카드를 많이 받았지만, 퇴장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은 어찌보면 작전수행 성공(?)으로도 볼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공과 상관없는 거친 태클 등으로 ‘태권축구’로 불렸던 과거 오명에 대한 기억을 소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소리오 멕시코 대표팀 감독은 FIFA에 한국팀의 처벌을 요구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한 축구팬이 멕시코 전에 거친 경기를 한 한국 대표팀을 비판한 기사 밑에 단 댓글이 불현듯 떠오른다.

“반칙이 없으면 투지가 없다고 욕할거고, 반칙이 많으면 몸으로 떼우는 것밖에 못하냐고 욕할 것 아니었냐?”

이 축구팬의 지적에도 일견 타당성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거친 플레이가 ‘승점’이란 구체적인 결과로 이어졌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크다.



    ‘뻥축구’의 향기…패스횟수, 성공율 모두 하위권







이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평균 패스성공율은 81%. 한국보다 패스 정확도가 낮았던 아시아 국가는 이란(68%) 뿐이었다.

짧은 패스보다는 긴 패스를 주로 사용한 탓일까?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당 평균 패스 횟수는 349회로 가장 많은 횟수를 기록한 사우디아라비아(585회)의 60% 수준이었다. 긴 패스로 선이 굵은 축구를 하고 있다는 평을 일반적으로 받고 있는 호주(488회)보다도 훨씬 적은 수치다.



냉정히 말하면, 아시아 꼴찌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게 대한민국 대표팀이 맞닥뜨린 현실이다. 이제 물러설 곳이 없는 대한민국 대표팀에 앞엔 ‘세계 1위’ 독일이란 거대한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심지어 4년에 한 번 씩 죽지도 않고 또 오는 ‘경우의 수’에 따르면 독일을 큰 점수차로 이겨야 16강 진출이란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고 한다.

밑져야 본전인게 솔직한 한국팀의 상황. 지난 두 경기의 데이터를 반면교사로 삼아 부족한 부분을 가다듬고 정신력을 무장해 남은 3차전도 선전해 줄 것을 기대해본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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