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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박홍섭 마포구청장 “마포도서관 건립 가장 큰 보람”
-장학재단 설립 117억원 모아…교육 열정
-아소정 복원 못한 것은 끝내 아쉬움 남아
-“구연동화 들여주는 할아버지로 돌아갈것”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5대째 마포 토박이 평생 주소지가 마포를 벗어나 본적이 없다. 그만큼 골목 구석구석 발로 누비며 다녔다. 70여년을 마포구의 변화를 보며 살아 왔으며 그중 12년을 구청장으로 보냈다. 현재 최고령 구청장으로 한번더 구청장을 했으면 팔순을 꽉 채우게 되는 그는 이제 구민으로 돌아가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했다.

“2002년 민선3기 마포구청장을 역임하면서 ‘어떤 일을 하건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 편에서 그들의 오른팔이 되자고다짐했다. 이런 다짐들을 실천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투수의 마음으로 노력했다. 마포가 외형적으로 성장을 했다면 나만 잘 사는 게 아니라 더불어 잘 사는 마포가 되길 바랐고, 물질적 풍요만큼 구민의 내면이 풍족해질 수 있도록 교육과 문화에 힘을 쏟았다. 그러한 마음들이 민선 3기를 거쳐 민선 5기와 6기까지 이어온 것 같다.”


민선 6기를 마지막으로 마포구청장직을 떠나는 박홍섭 구청장의 회환이 담긴 소감이다.

박 구청장은 구청장을 하면서 가장 신나게 한일이 마포중앙도서관 건립이라고 했다. “이 사업은 민선 3기 때부터 구상한 사업으로 빈부의 격차가 교육 격차로 이어지고, 교육 격차가 다시 가난을 대물림하게 되는 교육 양극화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 시작했다”며 “부모의 경제력에 관계없이 꿈과 끼 있는 청소년들이 저마다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는 공평한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우리 기성세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포중앙도서관은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 로봇이 안내를 하고 청소년 교육기능까지 결합한 복합 교육문화 공간으로 서울시 자치구 최대 규모로 지어졌다.

그는 또 경의선 기찻질의 철로를 걷어내고 숲길로 바꾼 경의선숲길(연트럴파트)공원 조성에도 올인했다. 오랜 세월 기차가 오가던 기찻길 위에 숲길공원이 만들어지면서 철길과 주변 환경이 새롭게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경의선으로 100여 년간 마포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면서 주민들의 동선을 가로막고 지역의 단절을 불러왔던 공간이 숲길로 연결되면서 지역의 화합과 협력도 이루게 됐다.

그는 경의선 숲길공원 중 일부구간인 홍대지역에 조성된 경의선 책거리도 자랑거리로 꼽았다. 이곳은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에서 와우교까지 250m 구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책 테마거리다. 2016년10월 개장 이래 올 4월까지 69만 명이 다녀갈 만큼 마포의 명품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경의선 책거리에는 14개 열차모양의 도서별 부스가 있고, 부스에는 일반서점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서적이 비치되어 있다. 뿐 아니라 책과 관련, 각종 책 체험행사 및 북 콘서트, 저자와의 만남, 전시ㆍ공연 등이 다채롭게 열려 누구나 책과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박 구청장은 장애어린이를 위해서도 팔걷고 나섰다. 그는 2014년에 푸르메재단과 협약해 병원 건립을 위한 부지를 제공, 푸르메재단은 시설을 건립해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구가 상암동 땅을 지원하지 않았다면 사업 추진 자체가 힘들었다. 그는 “부지까지 지원하며 이사업에 매달린 이유는 장애아를 둔 부모가 겪는 고난을 잘 알고 있어 공공이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며 “30만 장애 어린이들에게 삶의 장벽을 뛰어 사회 속으로 당당히 걸어 나갈 수 있는 희망을 심어 주고 싶은 마음뿐 이었다”고 회상했다.

구청장으로 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것도 있다고 했다. ‘아소정’을 꼭 복원하고 싶었는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아소정은 흥선대원군이 은둔생활을 했던 별장으로 지금은 사라지고 서울디자인고등학교 운동장에 비석만 남아 있다.

그는 “이곳을 정조의 개혁 실패 때부터 일제에 합병되기까지 과정을 그린 근대 200년사 박물관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교훈을 주는 문화유적지로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박 구청장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장학재단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2014년에 장학재단을 설립 현재까지 기본재산 및 기탁금 117억3500만원을 모아 826명의 마포 청소년들에게 11억84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와 외국어 교육 등을 지역내 대학과 연계한 관학협력으로 이끌었고, 양질의 교육콘텐츠를 개발하여 마포만의 차별화된 교육 사업을 펼쳤다.

그 외도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초ㆍ중ㆍ고에 외국어 교육 예산을 지원, 서울시 최초로 열리는 한강 조정경기체험 및 1인 1악기 사업, 학생 오케스트라 등의 문화예술교육, 독서문화 진흥, 명문축구부 육성 등 마포만의 차별화된 교육 사업을 추진했다

박홍섭 구청장은 “이제는 마포구민으로 돌아가 어린이들에게 구연동화를 들여주는 할아버지로 돌아가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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