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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마을로 찾아오는 관광객, 다가오는 공포

-유명 관광지 마을주민이 느끼는 공포, 불안감 극도
-살기 좋은 부산 캠페인 ‘우리집에 왜 왔니’ 영상 공개
-관광매너의 부재, 주민 배려하는 관광문화 조성 내용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평생을 살아오던 조용한 우리마을에 갑자기 관광객들이 몰려온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가장 먼저 반가운 마음이 들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마음은 곧 짜증과 공포감으로 커지게 된다.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들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과 쓰레기, 사생활 침해는 도를 넘는 수준이된지 오래다. 결국 고향과 같은 마을을 떠나는 사례도 부지기수로 발생하고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마을 관광지인 감천문화마을, 흰여울문화마을도 예외가 아니었다. 26일 마을 곳곳에는 사생활 침해에 주의해달라는 주민협의회의 협조문이 나붙어있다. 하지만 이조차 무용지물이라는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감천문화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박재홍(68세) 씨는 “아침 일찍은 물론이고, 밤늦게까지 관광객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 때문에 잠을 이루기가 어렵다”면서 “주민협의회를 통해 부산시에 진정을 넣어도 해결이 되지않아 마을을 떠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영도 해안가 절벽에 자연적으로 조성된 흰여울문화마을로 이러한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마을에서 60여년을 살아온 강영인(65세ㆍ여) 씨는 “관광객들로 마을에 활기가 돌고 밝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도 하다”면서 “여름철이면 집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묻지도 않고 주민들이 나오도록 사진을 찍는 통에 깜짝놀라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부산시가 관광객들의 올바른 관광문화 조성을 위한 캠페인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26일 부산시는 캠페인 영상 ‘우리집에 왜 왔니’를 공식 유튜브와 SNS(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에 공개했다.

‘살기 좋은 부산’ 캠페인 주제하에 제작된 이 영상은 최근 감천문화마을, 흰여울문화마을 등 주거지를 중심으로 조성된 관광명소에 관광객들이 찾아와 발생하는 소음과 쓰레기,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를 담아냈다.

일부 관광객의 무분별한 행동이 거주민의 입장에서는 공포와 불안감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이러한 불편함 때문에 결국 거주민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게 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투어리스티파이(Touristify)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합성어)’ 현상을 공포영화 형식으로 제작해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부산시 관계자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 현상은 비단 관광도시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서울, 제주도 등 전국에서 사회문제로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이번에 제작된 영상을 통하여 거주민을 위한 관광객의 배려심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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