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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 6.13]“오늘은 시험ㆍ취업보다 투표가 우선이죠”…달라진 20대들
-“투표 중요성 실감했죠”…사전투표율도 20대가 2위
-사전투표 이어 선거 당일에도 20대 투표 줄이어
-“손에 찍은 기표 도장”…20대 ‘투표 인증’도 크게 늘어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대학 졸업반으로 한창 기말고사 준비에 열중인 대학생 허모(26) 씨는 지난 13일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투표소로 향했다. 오전 6시부터 시작인 투표 시간에 맞춰 투표소를 찾은 허 씨는 “처음에는 ‘어차피 일방적인 선거가 될 테니 굳이 투표를 안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그러나 지난 선거를 돌아보니 잘못된 생각 같아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투표를 마쳤다”고 했다.

지난 19대 대선에 이어 이번 6ㆍ13 지방선거에서도 20대의 투표 열기는 뜨거웠다. 앞서 지난 주말 진행된 사전투표에서도 비교적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20대 유권자들은 선거 당일에도 투표소를 찾아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했다.

한 20대 유권자가 투표소 앞에서 손에 찍은 도장을 보여주고 있다. 20대 유권자들은 지난주 사전투표에서 60대에 이어 22.34%의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일과 9일에 걸쳐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20대의 사전투표율은 22.36%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투표율을 보인 60대(22.4%)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숫자다. 투표자 수로 보면, 20대 사전투표자는 166만6236명으로 오히려 60대 투표자(129만5906명)를 넘어선다. 사전 투표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30대(17.38%)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학가 시험기간과 겹치면서 투표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선거 당일에도 20대의 투표 열기는 계속됐다. 이날 투표소에서 만난 20대들은 “지난 대선에서 20대가 역대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그 이후로 투표에 대해 생각이 바뀌었다”며 투표소에 나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제3투표소에서 만난 대학생 박지호(23) 씨는 “지난 대선을 통해 나라 안팎이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투표의 중요성을 실감했다”며 “예전에는 시험을 핑계로 투표를 안 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시간을 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2동 제2투표소에서 만난 김권주(22) 씨 역시 “그동안 20대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그러다 보니 후보들은 ‘대학생 기숙사 저지’ 같은 공약을 내놓는 등 피해가 대학생들에게 돌아왔다”고 했다. 그는 “선거 때마다 도장 사진을 SNS에 올리는 ‘투표 인증’이 인기를 얻는 것도 20대의 투표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는 증거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도 투표에 참여 여부를 자랑하는 ‘투표 인증샷’이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 SNS 매체인 인스타그램에는 투표가 끝나는 오후 6시까지 7만건이 넘는 다양한 인증샷이 올라왔다.

이처럼 높은 20대의 참여율에는 사전투표가 한몫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선관위 관계자는 “20대 유권자가 많이 참여하면서 사전투표율도 지난번보다 높아졌다”며 “사전투표는 지역 제한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전체 투표율 인상에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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