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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돈 더 내더라도 아이들 없었으면…” 영화관에 ‘노키즈존 만들자’ 목소리
-영화관 민폐 잇따라…관람객들 민원 증가
-부모 “아이와 함께 영화보면 안되나” 곤혹
-유아 동반 부모 전용 ‘키즈 전용관’도 대안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 직장인 이모(27) 씨는 지난주 주말 영화를 보러 갔다가 기분이 나빠 돌아왔다. 옆자리에 앉은 초등학생들이 공룡이 나올 때 마다 소리를 질렀고 심지어는 옆자리에 앉은 엄마에게 “저게 뭐야?”라며 연신 질문을 했다. 중간에 아이가 화장실을 가는 경우도 있었다. 평소 아이를 좋아하는 이 씨였지만 영화에 집중할 수 없어 몹시 불쾌했다. 그는 “웬만해선 아이들이 많은 주말 오후에는 영화 관람을 피해야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최근 영화관에서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어린 아이들을 때문에 노키즈존(No Kids Zone)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아직 극장에티켓을 알리 없는 어린이들이 영화를 보는 도중 발길질을 하거나 소리를 치는 등 민폐를 끼쳐 일반관람객들이 영화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사진=헤럴드경제DB]

실제 현재 한 포털 영화 리뷰에는 ‘영화는 재밌지만 제발 애들이랑 같이 보러 오신분들 제발 애들 좀 조용히 해주세요’라는 글이 2000명 넘는 사람들의 공감을 받아 베스트 댓글이 됐다. 영화 내용이 아닌 아이들을 지적하는 댓글이 상위권에 노출된 것은 이례적이다. 다른 영화 리뷰에도 ‘극장도 노키즈존을 해야 한다’, ‘다 좋은데 초등학생들 공휴일이라고 앞에서 꽥꽥 공룡소리 내는 거 참느라 힘들었다’ 등 아이들의 행동을 지적하는 글이 많았다. 영화를 보는 아이들의 연령이 낮아지는 만큼 에티켓 교육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네티즌은 “돈을 더 낼 테니까 어른들만 출입하는 별도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반대로 “유아동반 부모만 입장하는 아이들 전용 영화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도 있다.

학부모들은 난감하다. 아이들을 영화를 보고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거나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 하는 것을 막기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초등학생 2학년 4학년 형제를 둔 학부모 안모(43) 씨는 아이가 영화 도중 화장실에 가고 싶어해 나가다가 관객으로부터 심한 욕설을 들었다. 그는 “영화시작 전 화장실에 두 번씩 다녀갔지만 소용없더라. 남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어린이와 함께 영화를 볼 때 부정적인 시선이 느껴져 영화 보기가 꺼려진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를 데리고 영화를 봐도 될지 고민된다’는 글이 다수 발견됐다. 한 학부모는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는 일이 긴장되고 스트레스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어린이 전용 영화관이 더 생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 윤애정(45) 씨는 “일부 아이를 방치하는 부모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조마조마한 상태서 영화를 본다. 차라리 별도의 가족관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업계는 어린들이 영화관람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다는 불만사항이 접수되고 있지만 노키즈존을 만들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화라는 게 기본적으로 가족끼리 같이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어린이만 못 들어오게 하는 계획은 현재로서 없다”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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