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6·13 지방선거…경기지사 후보 동행취재-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하루 180㎞ 걸으며 눈맞춤 유세
“차량유세, 길막혀 상인에 피해”
무관심 유권자에 끝까지 악수
네거티브 않고 도덕성 부각


발로 뛰는 선거유세다. 하루 동안 약 180㎞ 거리를 주파했다. 하지만 유세차량에 올라서는 ‘김부선 스캔들’을 말하지 않았다. 대신 걸으며 직접 악수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는 도덕성 논란이 일어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를 공격하기보다 도민을 만나는 정공법을 택했다. 남 후보는 8일 용인 죽전역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남양주 마석우리장 도보인사, 양평 물맑은시장 거리유세, 여주 도보인사, 성남 유세 일정 등을 소화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8일 남양주 마석우리장에서 만난 상인에게서 쌈밥을 얻어먹고 있다.

남 후보는 마석우리장 도보 인사 때부터 홀로 도민과 인사했다. 1~2명 수행원은 멀리 떨어져 뒤따라 걸어올 뿐이었다. 남 후보 측 관계자는 “원래 저렇게 하신다”며 “차량유세 크게 하면 길이나 막히게 할 뿐이다. 상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식사도 하고 장도 봤다. 남 후보는 이날 늦은 첫 끼를 시장에서 묵사발로 때웠다. 이어 길을 걸으며 식사하는 상인 등을 찾아 고개를 숙이고 인사했다. 후보가 직접 인사하니, 상인은 “여기 앉으라”며 쌈밥을 먹여주기도 했다.

물건을 보고 물으며 ‘괜찮다’ 싶으면 하나 샀다. 남 후보는 김 등을 사서 한 손에 직접 들고 시장을 끝까지 걸었다. 경쟁자인 이 후보가 직전에 유세하고 간 자리였다. 남 후보를 무시하고 걷는 도민이 있었지만, 남 후보는 끝까지 따라가 “악수 한 번만 해달라”고 말했다.


마석우리장 근처 한 콩나물 국밥집에서는 김부선 관련 의혹이 연방 TV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었다. 식당에서 일하는 A씨는 “한국당은 싫다”면서도 “이 후보를 응원했는데, (TV에서) 저런 것이 나오니 조금 그렇네요”라고 말했다. 언론에선 ‘김부선 스캔들’을 계속 듣고, 현장에선 두 후보를 동시에 만나는 상황인 셈이다.

남 후보는 와중에 ‘인간 남경필’과 정책만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남 후보는 “마이크 잡고 왕왕 떠들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상식적 당이면 (이 후보의) 도덕성 문제가 제기됐었을 때 판단을 했어야 했다. 여기까지 왔으니,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사퇴하라’고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물맑은시장, 여주 거리인사 때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남 후보는 물맑은시장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악수를 시작했고, 곧이어 시장으로 뛰어들었다. 지지자와는 전부 하이파이브를 했고, 앉아있는 노령의 상인이 있으면 웅크려 안부를 물었다. 민주당 소속 유세자들에게도 “고생이 많다”며 어깨를 두드렸다.


남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일정으로 성남 서현역과 야탑역을 찾았다. 이 후보가 시장을 지낸 곳이다. 이곳에서도 남 후보는 ‘김부선’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모두 발언에서는 이 후보의 정책적 실정을 지적했고, 유세 때는 춤을 췄다.

그는 서현역 유세현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딴 거 말하지 않겠다. 경제를 살리겠다”며 “무상복지 그만두고 경제를 성장시켜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이어 “성남시 인구가 오히려 떨어졌다”며 “제가 도지사가 되면 이사를 오고 싶은 성남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모두발언을 마친 남 후보는 차량에서 내려와 유세 음악에 맞춰 지지자들과 손으로 기호 2번을 나타내는 ‘브이자’를 그려 흔들었다. 후보가 직접 뛰어들어 춤추자, 길 가던 시민들이 멈춰 섰다. 빨간 옷을 입은 지지자로만 가득했던 현장은 유세에 평상복 차림을 한 시민이 몰렸다. 처음과 비교해 대략 2배로 불어났다.

주변에 서 있던 30대 주부 김모 씨는 “민주당 편이긴 하지만 (남 후보도) 사람은 좋아보인다”고 했다. 50대 남성 이모 씨는 “사람이 기본이 됐다”며 “악수하는 모양도 그렇고, 일단 점잖게 말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홍태화 기자/th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