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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서울대 H교수’ 퇴진 요구 학생들…정작 내부선 ‘막말 논란’ 내홍
-‘한남 반 날려라’ 등 남성 혐오 표현 내부 고발 나와
-학생들 “인권 투쟁하며 혐오 표현 쓴 것 용납 못 해”
-일부에서는 “투쟁 동력 잃을까 염려스러워” 의견도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제자들의 인권 침해와 성폭력 의혹을 받는 이른바 ‘서울대 H 교수’의 중징계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진행 중인 학생들이 때아닌 ‘남성 혐오’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내부에서 “단톡방을 통해 남성혐오 표현이 오간다”는 고발이 나오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투쟁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9일 서울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7일 오후 ‘대본부 천막농성 상황방 혐오표현 사건에 대해’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총학생회는 “천막농성 단톡방에서 ‘저 한남들의 반을 날려주세요’, ‘반은 하반신 읍읍’ 등의 혐오표현이 사용된 것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사과드린다”며 “인권 수호를 위한 활동 과정에서 또 다른 인권 침해를 제지하지 못했던 점에 대한 비판에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총학생회의 사과문이 나온 배경에는 이른바 ‘H 교수’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천막농성 참여자들의 단체 채팅방에서 남성 혐오 표현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는 내부 고발이 있었다.

[사진=SNS 화면 캡처]

내부고발자는 학생 커뮤니티 등에 당시 채팅방 기록을 공개하며 “학생 인권을 지키려고 투쟁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한남들의 반을 날려달라’ 같은 혐오 표현이 있어선 안 된다”며 “공론화돼서 사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혐오 표현이 담긴 채팅 내용이 공개되면서 H 교수 퇴진 운동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한 학생연대 소속 학생은 “총학생회장은 단식농성 끝에 병원에 실려가고, 대학원 선배들은 자퇴서를 내는 상황에서 실망스러운 일이 벌어졌다”며 “자칫 H 교수 파면이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빛이 바랠까 염려스럽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총학생회가 직접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학생들은 “가해자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며 “과거 단톡방 성희롱 사건 등과 같이 공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연대 측은 학생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입장 표명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서울대 사회학과 대학원생들의 폭로로 시작된 ‘H 교수 논란’은 학교 측이 지난달 21일 징계위원회 재심의를 통해 정직 3개월의 징계를 결정한 상태다. 학생들은 해당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진행 중이고 서울대 교수 71명도 지난 5일 성명서를 내고 징계위원회의 징계 내용은 너무 가볍다고 주장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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