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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지사 유세 동행르포] 김태호, 하루에 8000배 “1만명 만나는게 목표”
-유권자 모이는 곳에서 ‘게릴라 유세’
-유권자 스스럼없이 다가와 “친구야”…경적 울리며 지지표현
-김태호 “민심 변화 느껴져, 샤이 보수 이제 움직여”

[헤럴드경제(경남 김해ㆍ양산)=박병국 기자] 강행군이다. 새벽 5시에 나와 밤 11시께 들어가는 생활이 40여 일간 이어지고 있다. 여섯차례 선거 승리의 경험. 유권자와 눈을 마주치고 달려가 악수하고, 죄송하다고 허리 굽히고…. 1위와의 격차를 줄이는 선거전략은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 유일하다. “사람은 좋은데 당이 별로라서 못찍어 주겠다”는 성난 민심. 이 민심을 다독이는 방법이다.

지난 1일 오전 김해 부원동 삼성생명 사거리. 빨간 점퍼, 면바지 차림의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차량을 향해 유세를 하고 있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2초에 한번 씩 90도로 허리를 굽혔다가 일어난다. 타이밍을 놓치면 손을 흔들어 인사한다. 잠시도 쉬지 않는다. 거의 모든 차량을 향해 절을 한다. 기자가 “허리 안아프냐, 허리에 파스라도 붙여야 되는것 아니냐”고 묻자, 김 후보는 “민심이 파스”라며 너스레를 떤다.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허리숙여 인사를 하고 있는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 이날 김 후보는 8000배이상 이같은 인사를 했다.

‘빵빵~’ 김 후보의 호소에 경적으로 답하는 운전자도 있다. 어떤 운전자는 차량에서 내려 김 후보와 인사를 하기도 한다. 이날 음료수를 들고 김 후보를 찾은 지지자 이애련(55ㆍ여) 씨는 “당만 아니면 무조건 김태호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김태호는 경남에서 무조건 살아남아야 한다”고 응원했다.

이미 오전 5시 30분부터 8시까지 2시간 30분 동안 창원터널 앞에서 이같은 유세를 끝낸 뒤다. 11시 20분까지 이어진 부원동 유세. 양산 교동 사거리 앞, 동면 극동아파트 앞에서 이어진 유세. 2초 당 한번, 절의 수를 계산하면 8000배가 넘는다. 거리를 걸으며 한 도민과의 인사는 셈에서 뺐다. 김 후보는 선거전략을 묻는 질문에 “많은 선거를 통해, 선거전략은 절박성, 진정성, 잘못했다면 잘못했다고 하고, 다시 출발할 수 있다는 마음을 얻어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진정성을 가지고 이렇게 인사를 하면 유권자가 결국 알아준다”고 강조했다.

여섯번의 승리의 경험으로 학습된 선거운동 방식이다. 김 후보는 군수, 도의원, 국회의원 선거2번, 도지사 선거2번 모두 승리했다.

캠프 관계자는 “김 후보는 절대 유권자를 놓치지 않는다. 놓치면 뛰어가서 악수하고 아이콘택트를 한다. 하루 1만명을 만나 악수하는 것이 목표”고 말했다. 거리 유세를 할 때 참모진과 후보가 같이 걷지 않는 것도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방식이다. 이 관계자는 “출마선언 이후 45일 동안 이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25%포인트 차로 지던 국회의원선거를 4%포인트 차로 승리해낸 사람이다. 두고봐라”고 자신했다.

다음 일정은 김해 주촌면의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앞에 있는 식당. 노동자들에게 인사하고 그들과 함께 밥을 먹는 일정이다. 여기서도 김 후보만의 선거운동은 이어졌다. 11시 40분께 식당에 도착한 김 후보에게 참모진은 김 후보에게 “12시가 되면 500명이 쏟아져 나온다”라고 귀띔했다. 김 후보가 쏟아져 나오는 노동자를 향해 뛰어가 악수하고, 안고, 사진을 찍는다. 

양산 주촌의 한 식당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점심을 하는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
유권자의 요청에 함께 사진을 찍는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

지지자 중 ‘친구를 자처하는 사람’이 많다. 김 후보만의 친화력 때문이라고 캠프 관계자는 말한다. 부원동에서 만난 지지자 이애련 씨도, 김후임(55)씨도 친구라고 했다. 이날 찾은 식당에서 만난 한 남성 노동자도 김 후보를 향해 “친구야 고생한다”며 말을 놓았다. 김 후보는 “명함 있으면 하나 줘봐라”고 화답했다. 모두 10여년전 선거 때 만난 사람들이라고 한다. 양산 중부동 이마트 앞 유세길에서 만난 임정희(70ㆍ여) 씨가 “물가가 너무 올랐다. 마트 가도 살 게 없다. 꼭 이겨달라”고 하자, 김 후보는 임 씨를 “엄마”라고 부르며 “이기겠다”고 다독였다.

게릴라 유세 역시 김 후보 선거운동의 특징이다. 차량을 타고 일정을 가다가도 언제든지 수정된다. 교동사거리 앞에서 30분간 차량 인사를 한 김 후보는 “이동 차량이 많기는 한데 노선 두개를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며 긴급히 참모진과 함께 자리를 떴다. 참모진이 어디서 내리냐고 하자 “내가 내리자고 하면 그때 내리자”고 말했다. 양산농수산물 유통센터 일정도, 유동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양산 중부동 이마트 앞, 양산시외버스 터미널로 급히 바뀌었다. 당초 예정된 워터파크 일정도 취소됐으며 대신 양주동에 있는 벽산 블루밍 아파트에 머물며 주민들을 만났다.

이마트 앞 유세와 양산 시외버스 터미널 유세가 끝난 오후 5시께. 김 후보는 피곤한 기색이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난 후다. 하지만 자신감은 여전하다. 도민들을 만날 수록 더 그렇다고 한다.

김 후보는 “(선거 초반에는) 당이 맘에 안 들고 당 때문에 못 찍어주겠다는 그런 이야기가 다른 이슈를 지배했는데 지금은 양상이 달라졌다”며 “(지금은 유권자들이) 그래도 지켜야 된다. 경남은 뺏기면 안된다고 말을 많이 한다. ‘샤이 보수’가 마음을 조금은 열어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선거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 분들이 마음을) 어느 정도의 속도로 열어줄것인지 관건이다. 이미 방향은 잡힌것 같다”고 자신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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