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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연합훈련 로키 의미? “홍보 최대한 절제” vs. “전략자산 불참”
-앞서 ‘로키’ 기조로 홍보 최소화했지만, F-22 한반도 전개 사실 드러나
-수십~수백억원 드는 전략자산 전개 비용도 부담…美, 한국에 비용 요구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과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3일 끝난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에서 향후 한미연합훈련을 ‘로키(low-key:저강도)’로 진행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로키’의 의미가 주목받고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대화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별도로 갖고 사상 초유의 ‘세기적 담판’인 북미정상회담을 총력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 국방장관은 향후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로키’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미연합훈련 중 가장 큰 규모의 훈련은 매년 3월과 8월 열리는 키리졸브연습(KR) 및 독수리훈련(FE)과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UFG)이다. 양국은 상반기 KR 및 FE를 거의 동시에 실시하고, 하반기에는 UFG로 다시 한 번 합을 맞춘다.

미 전략자산 B-1B 랜서의 훈련 장면. 전략자산은 B-1B, B-2, B-52 등 전략폭격기, F-22 스텔스 전투기,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원자력추진 잠수함 등 핵무기 투발이 가능해 전쟁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가공할 만한 첨단 전략무기를 의미한다. [사진=국방부]

로키 기조는 지난 4월 실시된 KR 및 FE 훈련에서 이미 적용됐다. 4월 27일로 예정됐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가급적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임시적 조치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북한이 예상 외의 돌발적 도발을 하지 않는 한 로키가 정례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8월로 예정된 UFG 훈련부터 로키가 본격 적용될 전망이다.

여기서 관건은 로키가 ‘훈련은 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의미인지, ‘실제 훈련의 강도를 낮춘다’는 의미인지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훈련은 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한미연합훈련은 중단되지 않고 계획대로 진행한다”면서 “한미연합훈련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소통 차원에서 과다한 홍보를 안 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대응으로는 지난 16일 남북고위급회담 취소의 빌미가 된 ‘맥스선더’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27 남북정상회담 직후 열린 한미 공군 연합훈련 ‘맥스선더’에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강 전투기 F-22 8대가 전개한 사실 등이 알려지자 남북 화해 분위기는 급속 냉각됐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당시 “청와대가 맥스선더 훈련을 취소하지 않은 국방부 장관에 대해 경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F-22의 한반도 전개 사실은 유명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알려졌다. 한 누리꾼이 F-22 비행 장면을 목격하고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글이 언론 보도로 이어진 것이다. 군이 로키 홍보전략을 유지해도 ‘구멍’이 생길 수 있음이 이미 입증된 셈이다.

이런 이유로 한미 국방장관의 로키 기조 합의는 전략폭격기나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의 실제 불참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략자산의 전개에는 큰 비용이 따른다는 점도 한미 양국에 큰 부담이다. 괌에서 전략폭격기가 한반도로 전개하면 30~50억원, 항모전단 한반도 전개에는 약 50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미방위비부담금 협상에서 이런 전략자산 전개 비용까지 한국이 부담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영무 장관은 지난 2일 샹그릴라대화에서 일본 방위상이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은 과거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갑자기 무력 도발을 한 사례가 있다고 지적하자 “북한에게 계속 속았다고 해서 미래도 계속 속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협상하고 평화를 창출하겠느냐”고 지적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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