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개최전 ‘뉴스’ 나오자
일제히 거래급증...공매도도↑
주가는 물론 지수에까지 영향

30일 삼성전자 지분 일부 매각을 위한 삼성생명 이사회가 열린 시간은 오후 3시다. 이사회 결과가 공시된 시각은 증시가 마감한 후인 오후 3시48분이다.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인만큼 장 마감후에 공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C매체에 관련 보도가 처음으로 게재된 시간은 장중인 2시21분이다. 심지어 이사회가 열리기도 전이다.
이날 코스피는 이탈리아 발 유로존 경제위기 우려로 2% 가까이 급락했다. 삼성생명 주가 역시 장중 내내 약세를 보였지만, 2시22분부터 급상승세로 전환한다. 이날 내내 약보합세를 보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2시23분부터 급락한다. 이날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에서는 공매도도 급증했다. 소식이 알려진 후 채 10분도 되지 않아 엄청난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사전에 정보가 누설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도’를 빌미로 정보를 미리알고 대기했던 세력들이 일제히 행동을 개시한 것으로 의심할 만 하다. 내부정보 이용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이뤄져도 ‘보도를 보고 움직였다‘는 알리바이(Alibi)가 성립할 수 있다.
자본시장법 제174조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조항이다. 업무 등과 관련된 미공개중요정보를 특정증권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해당 법인과 계열회사 임직원은 물론 대리인까지 포함해 그 직무관련 미공개중요정보를 누설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비중이20%에 육박한다. 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증시에서 각종 파생상품의 가장 기본이는 코스피200 지수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23%에 달한다. 이날 삼성생명의 의사결정은 금융투자상품 전반의 시세에 영향을 미칠 정보였다. 삼성전자 주가흐름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파생상품 등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 수도 있다. 이는 일반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이번 거래 정보를 사전에 알았던 곳은 삼성, 금융당국, 그리고 매각 주관사 정도로 압축된다. 개인일탈이 아니라면 앞의 두 곳은 정보를 누설해야 크게 얻을 게 없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은 다를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임직원 개인적으로든 회사 차원이든 정보공유를 통해 대한민국의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투자활동을 벌일 수 있다. 2011년 도이치증권 옵션 사태 때에도 우리의 사법권은 한계를 드러냈었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자본시장법 174조 위반시 처벌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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