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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최선희 “美, 선의 계속무시땐 회담 재고려 최고지도부에 제기”
북미회담 앞두고 신경전 최고조
미국내 대북강경파 분리 의도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미국 간 ‘기 싸움’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관련기사 4면

북한 외무성의 최선희<사진> 부상은 24일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나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재고려할 데 대한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부상은 “미국 부대통령(부통령) 펜스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조선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느니, 북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안은 배제된 적이 없다느니,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느니 뭐니 하고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댔다”고 비난했다.

또 “우리를 비극적인 말로를 걸은 리비아와 비교하는 것을 보면 미국의 고위정객들이 우리를 몰라도 너무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들의 말을 그대로 되받아넘긴다면 우리도 미국이 지금까지 체험해보지 못했고 상상도 하지 못한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상의 담화는 지난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발표한 개인담화와 마찬가지로 ‘리비아 비핵화 모델’을 문제삼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앞서 김 제1부상은 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 형태의 ‘리비아 비핵화 모델’을 강조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난하고 북미정상회담을 재고려할 수 있다는 개인담화를 발표했다. 최 부상은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으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함께 ‘미국통’으로 꼽힌다. 김 제1부상처럼 미국 협상대국자를 내세움으로써 북한의 ‘회담 재고려’ 방침이 허풍이 아님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 부상의 담화는 북한 정권이 가장 중요시하는 ‘최고 존엄’이 체제보장의 일환임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내 대북 강경파를 분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 부상은 “볼턴에 이어 부대통령 펜스가 우리가 리비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는데 바로 리비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우리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우리 자신을 지키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할 수 있는 강력하고 믿음직한 힘을 키웠다”며 북한의 핵개발이 ‘리비아 모델’을 회피하는 데에 있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 주변의 대북강경파들이 회담을 앞둔 상대국을 자극하거나 위협하는 식의 발언이 나오는 것을 차단하고 회담에서 유사한 전략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며 “김 제1부상과 최 부상 등 아래로부터 최고존엄에 대한 모독에 반발하고 정상회담 재고려를 건의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회담 자체를 흔들기보다는 북한의 입장을 전달하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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