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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간 45돌-문정부 1년 경제설문조사] “지난 1년 살림살이 좋아졌다” 34% 뿐
고용시장 한파·물가 상승 가계 직격탄
부동산정책은 44.6%가 “잘했다” 평가
남북경협은 낙관보다 신중론이 우세


지난해 반도체 호황 등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이 3.1%를 기록하며 3년만에 회복세로 반등했지만 국민 살림살이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 평가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헤럴드경제가 창간 45주년을 맞아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1년간 살림살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34.4%의 응답자만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이전과 비슷”(30.1%)하거나 “나빠졌다”(31.5%)는 답변이 절반을 훌쩍 넘는 61.6%를 차지했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취업자 증가 폭이3개월째 10만 명을 겨우 넘는 수준에 그치는 등 고용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열린 중견기업 일자리드림 페스티벌에서 참석자들이 관련 부스에서 상담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민간소비와 수출, 설비ㆍ건설투자가 동반 증가하며 경제성장을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계 경제는 순탄하지 않았음을 짐작케 한다.

여기에 16.4%라는 유례없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자영업 부담이 늘어났고 외식ㆍ서비스물가 등 체감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6% 올라 상승률이 전월(1.3%)보다 높아지며 작년 10월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문제 등 기업의 비용구조와, 고용 시장을 중심으로 한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며 “지난해 일부 소비지표가 악화되지 않았던 부분은 해외 소비가 늘어났던 것 뿐, 전체적으로 국민 살림살이는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1년간 살림살이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40.3%로 다소 높아졌다. “지금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27.9%,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29.1%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에서 가계 살림 전망을 낙관하는 응답이 43.5%로 가장 높았고 50대에서 27.7%로 가장 낮았다.

긍정적 전망이 우세한 것에 대해 여준상 동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주변 체감 경기에 미뤄볼 때 의외의 결과”라며 “최근 남북관계 개선 등 정치적 분위기에 희망이 섞여 그러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실제 체감 경기와는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민 경제와 직결된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잘했다”는 평가가 44.6%로 “잘못 한다”(30.1%)는 평가를 크게 앞질렀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8ㆍ2 대책과 10ㆍ24 가계부채 대책 등을 통해 강력한 부동화시장 안정화 정책을 시행한 것을 높게 평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서울 집값을 견인해 온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 집값이 5주 연속 하락하는 등 상승률이 한풀 꺾인 상황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집값도 상승률이 둔화되는 모양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거복지와 가계부채 측면에서는 매우 긍정적 평가를 내릴 수 있다”며 “다만 강남에 치우친 안정화 정책이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논의가 급물살을 탄 남북경제협력에 대해서는 “북핵 폐기를 전제로 경협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43.2%로 가장 높았다. “우려스럽다”는 의견도 40.2%로 북한을 신뢰와 협력의 대상으로 보는데 아직은 주저함을 드러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아직도 북한을 신뢰할 수 없어 우려스럽다는 의견이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며 “지금은 과도적인 시기”라고 평가했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무조건적인 낙관론보다는 신중론이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핵폐기와 상관없이 인도적 지원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은 12.7%에 그쳤다.

이세진 기자/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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