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맞아! 엄마 손때 묻은 그 파리채야~.”
엄마가 세상 떠나신 지 어언 19년. 아내가 엄마 쓰시던 파리채를 꺼내 놓는다. 파리를 잡지도 못 하고 쫓기만 했던 엄마의 파리채.
사무치게 그리운 울 엄마다.
- 유종필 관악구청장 -
애장인지 애증인지, 누구에게나 버리려다가도 차마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는 빛바랜 물건들이 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이 서울대미술관에서 개최하는 ‘버리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 기획전에 19년 전 작고한 어머니가 남기고 가신 파리채를 내놓아 궁금증을 자아낸다.
남 보기엔 그저 어린 시절 집에 하나씩은 있었을 법한 파리채다. 그러나 그 안에는 파리를 잡지도 못 하고 쫓기만 했던 어린 시절 그리운 엄마의 모습이 깃들어 있어 뭉클하다. 파리채가 사연과 함께 소개되는 순간, 단순한 파리채에서 벗어나 한 사람의 시시콜콜한 추억과 감정, 그리고 인생이 소개되는 것이다.
이처럼, 이번 서울대학교 미술관은 ‘버리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 기획전을 열어 과거-현재-사람-물건-의미-가치가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각각의 사물-사연에 존재하는 독특한 결합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일반인, 예술가, 사회 저명인사 100여 명에게 필요 없거나 버리고자 했음에도 여태 버리지 못한 일종의 애증품과 사연을 요청하고, 최종 84명의 출품작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7살 어린 꼬마부터 청소년, 아줌마, 아저씨, 할머니, 할아버지 같은 일반인과 예술가, 사회 저명인사 등 다양한 사람들의 빛바랜 애장품이 짤막한 사연과 소개되는데, 그 안에는 저마다의 삶의 모습이 잔잔하게 드러나 있어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단, 월요일은 휴관이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전시된 물건 자체를 감상하기 보다는 물건에 담긴 저마다의 시시콜콜한 사연을 보는 게 흥미로운 전시”라며 ”전시회를 관람하며 본인의 오랜 세월 버리지 못하는 애장품은 무엇인지 한번 쯤 생각해보는 소중한 기회를 갖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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