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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님없어도 앉지도 못하고”…‘서서족’ 카페직원 다리는 ‘팅팅’ 붓는다
-서서 일하지만 휴게시설 없는 곳 많아

-휴식시간도 8시간 근무에 1시간뿐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11일 서울시내의 한 한적한 커피전문 프랜차이즈.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한 자리에 서서 몸을 뒤척인다. 서 있기만 해서 아파온 다리를 풀어주기 위해서다. 이 직원은 한동안 한 카운터에 머물렀다. 잠시 후 다른 직원이 와서 교대를 해주지만, 교체된 직원도 한 동안 가만히 자리에 서 있는다.


<사진설명1> 한 커피전문 프랜차이즈 매장 직원이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최저시급 인상’ 등 정부의 근로복지 개선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서비스직 근무자들의 열악한 근무여건을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당수 서비스직근무자들은 마땅한 휴게시설이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 시름하고 있다. ‘의자없는 매장’이 서비스직 근무자들의 열악한 근무형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E 커피전문점에서 일하고 있는 이평수(28) 씨에게 가장 힘든 일은 ‘고객 응대’가 아닌 ‘하루종일 서 있는 것’이다. 오전 8시 매장 문을 열고 오후 4시까지 근무하는 이 씨는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서서 근무한다.

그는 ”지금은 적응이 돼서 많이 좋아졌지만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발뒤꿈치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힘들었다”면서 “금요일이면 요새도 발이 붓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사진설명2> 한 편의점 매장에서 서서 일하고 있는 근무자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C 커피전문점에서 일했던 유정문(27) 씨도 같은 고충을 토로했다. 5시간동안 근무하는 그는 근무시간동안 30분 식사시간을 제외하면 나머지 시간은 서서 근무한다. 그는 “손님이 없는 날은 너무 발이 아파서 일부러 화장실을 갈 때도 있다”면서 “알바하러 올 때는 빠른 지하철을 타고 일터에 오지만, 집에 갈 때는 앉아 가기 위해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라고 했다.

상당수 커피전문 프랜차이즈들은 매장에 앉아 있을 수 있는 휴식공간을 배치하지 않고 있다. 대로변에 위치해 비싼 지대를 지불하는 경우가 많아, 휴식공간을 배치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일부는 창고공간이나 주방 일부에 의자를 배치해서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설명3> 대형마트의 경우 서서 일하는 캐셔들을 위한 의자가 보급되기 시작했지만, 다른 유통업체들은 여전히 직원들을 위한 휴식 공간이 부족하다. 의자가 배치돼 있는 대형마트 캐셔 자리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안마기를 비치하고 넉넉한 휴식공간을 만든 매장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장 근무자들은 대개 8시간 근무시 1시간 쉬는시간, 5시간 근무시 30분 쉬는 시간을 얻는다.

한 커피전문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매장 면적이 좁거나, 바쁜 매장일 경우에는 어느정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편의점과 백화점 등 다른 유통업 매장들도 마찬가지다. 과거처럼 무조건 서서 손님을 받으란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가 직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쉬는시간 자체도 적다. 편의점은 별도의 휴식시간이 없다. 백화점의 경우 2시간 근무에 30분씩 휴게시간을 부여하지만, 매장이 바쁠때는 쉴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의류매장 매니저 임모(27ㆍ여) 씨도 “휴게시간 없이 항상 서서 일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식사시간에나 잠시 식당 자리에 앉아서 휴식을 취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서비스업의 특성상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주어진 상황에서 직원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할 방법을 꾸준히 고민하는 중”이라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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