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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의놀이터 기획①]도심 속 어린이가 행복한 공간…창의놀이터 조성 4년
-서울시, 매년 50억 투입…2015년부터 조성
-올 연말까지 91곳 창의놀이터로 변신
-지역주민ㆍ어린이ㆍ전문가 등 수차례 협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서울 도봉구 창동 초안산 입구에 위치한 창의놀이터 ‘뚝딱뚝딱놀이터’. 지난해 1월 만들어진 이 곳은 원래 초안산근린공원의 한 기슭으로 조용한 산책로로 이용되던 곳이다. 하지만 창의놀이터로 조성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이곳에서는 솔방울과 낙엽, 나뭇가지와 곤충을 만지며 흙놀이를 할 수 있다. 모닥불지피기, 나무타기, 웅덩이파기 등 기존 놀이터에서 할 수 없었던 놀이도 가능하다. 트리하우스, 경사오름대, 메달기 목재기둥 등도 마련돼 있다.

도봉구 뚝딱뚝딱놀이터

서울시의 ‘창의어린이놀이터’ 사업이 올해로 4년째를 맞아 정형적 놀이시설 위주의 노후화된 놀이터를 모험심과 창의력을 심어주는 놀이 중심의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창의어린이놀이터란 낡고 개성없는 놀이터를 시설물 위주가 아닌 놀이활동 중심으로 만드는 것으로, 계획단계부터 유지관리까지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한다. 2015년 29개소를 시작으로 2016년 20개소, 2017년 22개소에 이어 올해는 20개소를 조성한다. 시행 첫 해부터 매년 5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도봉구 창동 초안산 입구에 서울시 최초의 모험놀이터도 조성됐다.

창의놀이터의 하나인 모험놀이터는 이미 해외에서는 널리 보급된 자연친화적인 놀이터이다. 플라스틱, 철재 등 인공적인 시설물로 이뤄진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놀이터와 달리 최소한의 시설물을 활용해, 때로는 무질서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들이 자신의 책임 하에 놀이터를 자유롭게 변화시키며 스스로 놀이를 만들 수 있는 놀이터를 말한다.

모험놀이터의 시초는 덴마크이다. 1943년 덴마크의 공원설계가 소렌센이 깨끗한 놀이터 보다 잡동사니가 굴러 다니는 빈 땅이나 폐자재를 쌓아둔 곳에서 아이들이 보다 즐겁게 노는 것에 착안해 ‘폐자재 놀이터’를 만든 것에서 시작됐다.

유럽에서는 1946년 이후 현재까지 ‘어드벤처 플레이그라운드’란 이름으로 1000여 개, 일본에서는 1970년대 말부터 ‘플레이파크’ 300여 개가 운영중이다. 아이들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어 모험놀이터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의 ‘하네기 플레이파크’ 사례를 보면, 창의놀이터는 특별한 입지적 요건이나 재원을 투자해 새롭게 조성할 필요가 없다. 

강동구 보람어린이공원 창의놀이터

이용률이 저조한 도시공원이나 관리가 소홀하거나 노후한 도시공원을 활용해 조성할 수 있다. 1979년 일본 하네기공원 남동부에 ‘하네기 플레이파크’가 들어섰다. 공원 전체 면적의 약 27%를 차지하는 이곳 우측에는 주택가가 형성돼 있어, 초창기에는 소음이나 화재 위험 등의 문제로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심했다.

하지만 수차례 협의와 논의과정을 거쳐 현재는 인근 주민들이 참여해 협력하는 공간이 됐다. 하네기 플레이파크에는 아이들이 목재를 사용해 마음껏 놀 수 있는 목재창고와 그물치매, 몽키브릿지 같은 놀이시설이 있다. 가마솥 등을 이용해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취사장소도 있다.

서울에서도 창의놀이터 조성이 시작된 지 3년이 지나면서 서서히 지역민들과 아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도봉구 ‘뚝딱뚝딱놀이터’의 경우, 사업 초기부터 ‘모험놀이터 수호천사단’이라는 주민협의체가 구성돼, 설계부터 조성까지 주민과 협력해 진행됐다. 어린이집, 초등학생 및 교사, 지역주민, 교수 등 302명이 주민워크숍, 어린이캠프, 전문가 강연 등에 11회 참가하며 함께 머리를 맞댔다. 또 ‘놀이터자문단’ 운영으로 각 분야별 개선안 제안 및 반영, 각종 심의ㆍ평가에 참여토록 해 창의놀이터 설계와 시공 정밀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계획부터 유지관리까지 주민과 함께 하고 모든 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구성한 결과, 이용자 중심의 커뮤니티 공간이 되고 있다.

내주부터는 양천구 양천근린공원과 목동근린공원, 서대문구 북가좌정원어린이공원,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 성북구 동방어린이공원 등 5곳의 창의어린이놀이터에 ‘놀이터 활동가’가 배치된다.

서울시는 놀이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올해 놀이터 활동가 35명을 선발해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서울시 놀이터 활동가는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즐겁고 건강하게 잘 놀 수 있도록 놀잇거리를 알려주고, 놀이터 인근 주민들과 소통하고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놀이시설을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놀이터 활동가는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 총 36주간 활동한다. 활동시간은 주 2회(오후 4~6시)다.

창의놀이터 심의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김명순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도시에서 아이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공간이 동네 구석구석에 위치한 놀이터인데, 놀이터 만이라도 아이들에게 적합한 공간으로 만들어보려는 노력이 창의놀이터 사업”이라며 “놀이 전문가들과 주민,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아이들이 진정 행복한 놀이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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