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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노동절 ‘반쪽’ 특수…개별관광객ㆍ보따리상만 많았다
-노동절 특수 실종…작년 사드보복으로 인한 기저효과 부각
-면세점 관계자 “여전히 중국인 매출 90% 이상이 보따리상”
-韓 단체 관광 지역 확대했지만…‘3불(不)’ 조치는 그대로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중국 노동절(4월 29일~5월 1일) 연휴의 마지막 날인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복도나 화장실 앞 휴게공간마다 중국인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이들 중 단체관광객인 ‘요우커’는 없었다. 대형 여행용 가방을 끌고 매장을 휘젓고 다니는 ‘보따리상(다이공)’ 뿐이었다. 면세점에서 물건을 사다 중국 유통업자에게 넘겨 이윤을 남기는 일종의 구매 대행 업자들이다.

화장품 매장 앞에는 보따리상들이 사가는 화장품 박스가 가득 쌓여있었다. 이들은 큼지막한 여행용 가방에서 현금 다발을 꺼내 물품을 구매했다. 두 손에 각각 쇼핑백 5개씩을 든 보따리상들은 삼삼오오 모여 롯데면세점 옥외 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에는 단체관광객을 위한 대형버스는 단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이 본격화하기 전, 100여개의 주차구획은 대형버스로 가득 찼던 곳이다. 대신 검정색 카니발 차량 수십대가 곳곳에 주차돼 있었다. 보따리상은 주로 3~5명으로 조를 구성해 카니발을 타고 이동한다. 

노동절의 마지막 날인 지난 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 중국인 관광객들은 많았지만, 보따리상들이 대부분이었다. [사진=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롯데면세점 옥외 주차장. 보따리상들이 타고다니는 카니발 차량이 곳곳에 주차돼 있다. [사진=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노동절 기간 면세점ㆍ백화점이 누린 ‘요우커 특수’는 제한적이었다. 해당 기간 중국인 매출은 크게 증가했지만 지난해 사드 보복으로 인한 매출 급감으로 기저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회복돼야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데, 아직 사드 갈등 완화에 따른 단체관광 재개 움직임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국 노동절 기간 롯데면세점의 중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90%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성지’로 꼽히는 롯데면세점 본점의 중국인 매출은 78% 올랐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수치상으로는 면세점 매출이 회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중국인 매출의 90% 가량이 보따리상”이라며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매출과 비교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매출 증가율이 부각된 것”이라고 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면세점의 중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95% 늘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루이비통, 까르띠에, 디올 등 명품브랜드 입점 효과로 매출이 증가했을 뿐, 노동절 특수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백화점 업계의 매출도 상승했지만 아직 요우커의 귀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동절 기간 현대백화점의 중국인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83.2% 늘었다. 해외패션(142.3%), 화장품(107.3%), 식품(61.3%) 등 여러 부문에서 매출이 올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압구정 본점, 무역센터점 등 중국인 개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강남 지역 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이 두드러졌다”고 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중국인 매출은 130.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사드 보복으로 실적이 악화됐던 지난해와 비교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매출 증감률이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중국 여행당국은 베이징과 산둥성으로만 제한했던 한국행 단체 관광 상품 취급지역을 충칭직할시와 후베이성 우한시로 확대한다는 지침을 해당 지역 여행사들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크루즈, 전세기, 롯데는 절대 안된다’는 ‘3불(不)’ 조치는 그대로 유지해 국내 유통업계의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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