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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KI 폐지, ‘보조금 회계 문제’ 아니다…진짜 이유 미궁으로
- 회계 복잡하지 않은 출연금으로 밝혀져

- 野 “청와대가 요구한 것인지 밝혀야”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한미연구소(USKI) 지원 중단 논란과 관련해 성경륭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경사연) 이사장은 보조금 회계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USKI는 보조금이 아닌 출연금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왔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이태규 바른미래 의원실]
[사진제공=이태규 바른미래 의원실]

2018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사업설명자료(Ⅱ-1)를 보면 USKI 예산은 ‘출연’을 사업시행방법으로 정했다. 보조금이 아닌 ‘출연금’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출연금은 보조금과 비교하면 법적 회계절차가 까다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요구 예산도 오히려 5000만원이 줄었다. 2017년도 예산은 22억9000만원이었고, 2018년엔 22억4000만원만 요구했다. 2018년 검토안엔 사업인건비가 없어졌고, 공공요금도 1200만원 줄였다. 늘어난 내용은 월세에 해당하는 시설임차료와 회의비 정도다.

그럼에도, 성경륭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경사연) 이사장은 앞서 USKI 예산지원 문제와 관련 “KIEP의 한미연구소 지원은 보조금 사업이다. 한국 대학들도 지원을 받으면 차비, 숙박비까지 세밀하게 회계보고를 한다”며 “우리 정부는 항목별 회계제도를 택하고 있어 보조금 사업에 대해서는 자세히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입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엔 “청와대 개입 등 말이 나오는데 인사문제는 본질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예산 성격이 보조금이 아닌 출연금으로 예산 성격이 밝혀지면서 성 이사장의 해명은 신빙성을 잃게 됐다.

이태규 바른미래 의원은 이와 관련 “2017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USKI 지원 관련 사업 예산은 ‘출연금’으로 입력돼 있다”며 “개별 사업별로 용도를 지정해 영수증을 제출해야 하는 보조금에 반해 출연금은 사용 용도를 지정하지 않아 출연금을 받는 기관의 재량권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 이사장은 지원예산 성격이 보조금인지 출연금인지 상식적으로 알고 있었을 텐데 출연금을 보조금이라고 설명하며 USKI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려 한 의도가 무엇인가”라며 “청와대의 요구 사항이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USKI 관계자도 지원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으로부터 인사 관련 압력이 들어왔다고 기억했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위원장(당시 의원)과 그의 보좌관이었던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아내인 장모 씨까지 압력을 넣었다는 것이다.

장 씨는 USKI측에 김 전 원장과 남편인 홍 행정관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방문학자 자리를 요구했다. 이후 방문학자를 따낸 그는 재직시절에도 USKI측에 “걱정말라”는 말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가 본인 영향력을 인지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세일즈(판매)했다”는 주장이다.

당시 USKI 측에서는 이에 김 전 원장과 홍 행정관이 방문학자 등 인사문제를 빌미로 USKI를 공격한다고 인식했다. 한 USKI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과거 정황 관련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불러 방문학자 선출을 제대로 하라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그때 ‘김기식 측이 원한다’란 말을 들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USKI 측에서는 결국 홍 행정관 아내인 장 씨를 방문학자로 받았다. USKI 핵심 구성원과 수년간 교류를 해왔다는 한 야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채용 당시 메일에도 김 전 원장, 홍 행정관을 언급했었으니 USKI측에선 (압력으로 생각해)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았던 것이다”며 “장 씨는 방문학자로 있던 중에도 주위에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을 시키고 다녔다”고 말했다.

야권 관계자는 “보통 방문 학자 자리엔 기획재정, 통상, 외교, 언론 쪽 분야 전문가 등이 역임했다”며 “감사원 분야가 방문학자를 온 일이 없는데, 신청을 해서 당시에 ‘누구길래 그러지‘라고 생각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장 씨는 USKI 폐지 문제가 불거지고서 USKI 관계자가 ‘무엇이 문제인지 알려만 달라’고 전화를 걸자 “남편이 하는 일이 아니다. 제 소관도 아니다”며 연락을 끊었다.

전화를 걸었다는 USKI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사회도 해주고, 해달라는 것 정말 다해줬다. 그런데도 문제라니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려만 달라고 연락했었다”며 “그런데 ‘남편 소관이 아니다’, ‘제 소관도 아니다’는 말을 하며 연락을 끊어버리니 난감했다”고 전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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