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크롱 비듬 떨어주고
마크롱 트럼프 연설도중 ‘윙크’
두 정상 악수대결 첫 만남과 대조
WP, 신체적 언어, 더넓은 관계 반영
“그들은 서로에 대한 터치(신체 접촉)을 멈출 줄 몰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국빈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신체적 표현을 통해 ‘브로맨스’(남성 사이의 강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며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국빈 초대를 받은 외국 정상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친밀감만큼이나 정책적 이견도 서서히 좁혀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백악관 정상회담장과 기자회견장에서 손잡기, 포옹, 볼을 맞댄 인사 등에 나서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발표문을 낭독하는 와중에도 오른쪽으로 몸을 틀어 마크롱 대통령의 반응을 살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윙크’로 동의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마크롱 대통령의 어깨에 떨어진 비듬을 손수 털어주며 “우리는 아주 특별한 관계가 있다. 사실 나는 방금 작은 비듬 한 조각을 제거했다”면서 “우리는 그를 완벽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그는 완벽하다”고 외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도 “나는 그를 좋아한다”며 “우리는 특별한 관계”라면서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숨길 줄 몰랐다.
이는 두 정상이 첫 만남에서 ‘악수 대결’로 신경전을 펼쳤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 5월 25일 브뤼셀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직전 두 정상은 악력 시합이라도 하듯 상대방의 손을 꽉 잡고 서로 먼저 놓지 않으려고 했다. 이후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 악수는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겠다는 나의 마음을 드러낸, 진실의 순간”이라고 회고한 바 있다.
WP는 두 지도자 간의 신체적 언어는 더 넓은 관계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개인적인 친분을 과시하지만, 주요 정책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이 시리아 사태는 물론 파리 기후변화협약, 무역 거래, 이란 핵협정 등과 관련해 기존 체제를 유지해주길 바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서 미군의 조기 철수를 밝힌 한편 나머지 안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펼쳐지면서 일부 정책에 대한 견해차는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 새로운 합의를 모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협정을 둘러싸고 미국은 ‘폐기’, 유럽국가들은 ‘유지’를 주장하며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재협상’ 쪽으로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우려가 완화하는 가운데 이란 핵은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새 이란 핵협정과 관련된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은 현재의 ‘나쁜 거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영경 기자/y2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