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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생활 알파고’들이 몰려온다
<사진>아마존 비디오 인식 기능으로 실시간 얼굴을 탐지해 가정 보안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정태일 기자
[헤럴드경제 TAPAS=정태일 기자]서울 도심의 한 은행. 업무를 보러 온 사람들로 꽉 차 있는 와중에 유독 한 사람의 행동이 수상쩍다. 다른 사람과 달리 계속해서 주위를 둘러보고 안주머니에 손을 대는 모습도 튄다. 이는 곧 현장 청원경찰에 보고되고 인근 경찰서에도 공유됐다. 결국 이 사람은 은행강도를 계획했다 사전에 덜미를 잡히게 됐다.

행동이 수상하다고 신고한 것은 은행 직원이 아니었다. 손님들을 찍고 있던 CCTV였다. 이 CCTV는 그동안 수많은 손님들을 촬영하며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를 분석했다. 시간이 쌓일수록 CCTV는 여러 손님들의 빅데이터를 유형으로 분류해 잠재적 위험요소를 선별했다. 실시간 장면만 찍던 CCTV가 스스로 학습을 통해 어떤 행동이 위험한지 간파하고 보안경보까지 울렸던 것이다.

이는 결코 영화나 시뮬레이션 상황에서만 가능할 법한 일이 아니다.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의 카메라 기술로 은행 보안이 유지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 실제로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딥러닝 카메라 도입에 들어갔다.

   국내서도 딥러닝 카메라 사전주문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 웹서비스(AWS) 서밋 서울 2018’은 딥러닝 기반 기술이 우리 실생활에 점점 스며들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그 중 AWS 딥렌즈는 세계 최초로 딥러닝 기술이 지원되는 개발자용 비디오카메라다. 데이터를 수집ㆍ분석하고 디바이스 간 통신하는 소프트웨어와 학습(machine learning)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다.

<사진>딥렌즈. 출처=아마존

이날 서밋에서는 딥렌즈가 사전에 설정된 20개의 사물을 인지한 상태였다. 각 사물에 해당하는 그림카드를 갖다대자 모니터에는 같은 모양이 그대로 출력됐다. 정확도도 100%에 가까웠다.

<사진>학습 알고리즘이 구현된 화면. 정태일 기자

<사진>지나가는 관람객을 사람으로 인지하는 모습.정태일 기자

보다 지능화된 구현은 작년 열린 ‘AWS re:Invent 2017’ 행사에서 소개됐다.

보다시피 딥렌즈는 비춰진 모습을 읽고 모니터에 핑크플로이드의 1973년 앨범 ‘The Dark Side of the Moon’을 띄웠다. 발표자의 표정은 긍정적인 것으로 인식했다. 


아마존 행사에서 딥렌즈 성능을 시연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그럼에도 이 역시 기본적인 매커니즘에 불과하다.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곳에서는 이 같은 원리로 무궁무진하게 응용될 수 있다. 벌써 국내서도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6월 250달러에 본격 시판될 딥렌즈는 국내서도 사전주문을 받고 있다. 아마존 웹서비스 관계자는 “교통분야, 금융업계 등에서 딥렌즈를 주문하고 있다”며 “실제 생활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개발프로그램들을 구현하기 위한 준비단계에 들어간 셈”이라고 설명했다.

   뼈나이도 AI로 판독한다
뷰노(VUNO)는 이번 AWS 서밋에서 스타트업 대상을 받았다. 이 회사는 아산병원 등과 협력해 환자 뼈 촬영본 10만장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 인공지능 엔진 뷰노넷이 투입됐다. 뷰노넷은 수많은 환자들의 뼈 상태를 학습하며 골연령(bone age)을 계산하는 프로그램을 탄생시켰다.

<사진>AI 골연령 진단 프로그램. 정태일 기자
지금까지 의사들은 서적을 참고해 환자들의 골연령을 진단했다. 수많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받다보니 사람이 분석하는 과정에서 실수도 생겼고, 시간도 오래걸리는 단점이 발견됐다.

또 대형병원은 경험은 숙련됐지만 몰리는 환자들에 의사들의 업무부담이 커지고, 개인병원은 숙련도가 부족해 골연령 측정 환자들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있었다.

실제 골연령 측정 시장은 한해 180만건에 630억원 규모를 형성할 만큼 작지 않다. 이 시장에 뷰노넷 진출이 임박했다. 뷰노는 임상실험을 마치고 현재 식약처 인허가를 앞두고 있다. 이달 말 전후로 인허가를 받으면 국내 최초 AI 의료기기가 된다.

뷰노 관계자는 “인공지능 의료기기로 골연령 측정 속도가 최대 40%까지 올라가고 정확도도 10%포인트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햇빛 대신 LED, 컴퓨팅으로 키운 식량
전 세계적으로 기후를 갈수록 예측하기 어렵게 되면서 농업 분야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돌파구들이 마련되고 있다. 그 중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농업은 상당 부분 현실에 접목되고 있다.

그 중 각광받는 분야가 PFC(Personal Food Computer)다. 마치 PC를 다루듯 식량도 컴퓨팅을 통해 재배되는 것이다. 전체 크기도 데스크톱 수준이다.

햇빛 대신에 LED가 비추고 비를 맞지 않아도 알고리즘을 통해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 상추 같은 식량을 키운다. 작물, 종자, 기후 등 각종 데이터는 오픈소스를 활용한다.

<사진>이지팜 상추 PFC. 정태일 기자


이번 서밋에서 이지팜은 현재 PFC로 재배 중인 상추를 선보였다. LED 불빛 아래 상추는 각종 전선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농업이 아닌 철저한 컴퓨팅이다. 한광희 이지팜 솔루션사업본부 대리는 “PFC 도입으로 농업이 농촌에서 도심으로 이동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이제 농업도 경험과 운이 아닌 알고리즘에 바탕을 둔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딥러닝은 날개가 된다. 학습을 통해 작물이 보다 튼튼히 자랄 수 있는 환경을 파악함으로써 컴퓨팅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것이다. 한 대리는 “조만간 딥러닝을 도입해 상추 발색 등 재배단계에 맞게 프로그램을 더욱 정교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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