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이사회는 전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3명의 차기 후보군(쇼트리스트)을 확정했다. 최종 후보 명단에는 김용환 회장과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오는 28일까지다.
다만 윤 회장의 경우 고사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추위는 아직까지 이런 의사를 전달받지 않았지만 윤 회장이 뜻을 굳히는 대로 농협금융 회장 레이스는 ‘2파전’으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는 오는 19일 후보자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20일 회의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해 당일 이사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이후 23∼24일 중 열릴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확정하게 된다.
임추위 안팎에서는 금융 분야의 전문성, 경영 역량 등 일반적인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요건뿐 아니라 농협 조직에 대한 이해라는 조건을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국내 영업부터 해외 진출 사업 모델까지 농협과의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무적 능력도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농협중앙회가 정부의 눈치를 안 볼 수 없지 않느냐”면서 “금융지주 회장 인선, 당국 수장 교체 등으로 금융권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정부와 결이 다른 인사를 올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농협금융의 실적 개선에 성공한 만큼 현직 프리미엄이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회장 취임 첫해인 2015년 4023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8598억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올해 1분기 순익은 3000억원을 넘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간 1조원 목표 달성까지 순항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 회장은 2012년 농협금융 출범 이후 처음으로 회장 임기를 다 채웠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에 또다시 선임되면 농협금융 최초의 3연임 회장이 된다.
김 전 원장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과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이번 정부 들어 금융위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주요 기관장 인선 때마다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친정부 성향에 당국과의 조율에 강점을 갖고 있고 업계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고 평가된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