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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넓어질 광화문광장…보행천국 vs 시위지옥
세종대로 축소…광장 3.7배로
‘시민의 대표공간’ 조성 계획에
불법집회·천막의 온상 될수도
“지금도 막혀” 교통대란 우려도


현재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있는 광화문광장은 2009년 7월 조성됐다. 1만8840㎡ 규모로 자리 잡으면서 16차로였던 세종대로는 10차로로 축소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광장은 도로 한가운데 있는 중앙분리대 같다는 말이 나왔고, 재개편을 해야 한다는 말도 꾸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광화문 대통령’을 표방하며 재구조화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6년 9월부터 전문가와 ‘광화문 포럼’을 열고 재구조화 방안을 직접 논의했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지금보다 3.7배 큰 6만 9300㎡의 공간으로 확대하고 세종대로는 6차로로 줄이는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을 통해 광장 재구조화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근 10년만에 뜯어고치는 것이다. 2021년까지 995억원이 투입된다. 박 시장은 “시민과 전문가가 제안하는 원칙으로 ‘광장을 광장답게’ 만들겠다”며 “광화문광장을 시민이 중심되는 대한민국 대표 공간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민광장 조감도. [제공=서울시]

▶“지금도 막히는데”…교통대란 어쩌나=지난 10일 발표한 이 계획은 벌써부터 교통대란 우려를 낳고 있다.

계획안을 보면, 시는 광화문광장 남측으로 시청과 숭례문이 이어지는 보행길을 조성하며 세종문화회관과 광장 사이 편도 4차선 차로를 없앨 예정이다. 대신 주한 미국대사관 쪽 편도 6차로가 왕복 6차로로 바뀐다. 지금도 차량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곳이라 완공 이후 극심한 정체가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광화문 앞을 지나는 사직로 또한 광장에 자리를 내주면서 교통체증이 예상된다. 2021년이 되면 광화문과 정부종합청사 사이 왕복 10차선 차로인 사직로 일부 구간이 사라진다. 길을 잃은 차로는 새문안로5길과 연결될 예정이다. ‘T’자였던 세종로와 사직ㆍ율곡로의 모양이 ‘ㄷ’자로 바뀌면서 흐름이 달라지는 것이다.

앞서 시의 사회적 논의기구인 광화문포럼은 교통체증을 우려해 주변 도로를 지하화하는 방향을 논의했다. 하지만 시는 공사 장기화에 따른 시민 불편, 예산 부담 등에 따라 이같은 안을 결정했다.

시는 어느 정도 혼잡은 예상되나 이는 보행친화도시로 가는 과정의 일부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교통대란을 줄이기 위해 ▷차량통행 분산 ▷도심외곽 안내체계 개선 ▷광화문 일대 역사 신설 등을 검토중이다. 추진이 원활히 이뤄지면 도로 체계가 바뀌어도 지금보다 평균 시속이 1㎞만 떨어질 것이라는 게 시의 예측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이런 저런 논란으로 10년뒤 다시 재구조화를 하느니 예산이 더 소요되더라도 도로를 지하화 해 제대로된 광장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이전 광장처럼 불법 시위 노출될까=재구조화된 광화문광장이 대형 시위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중구 서울광장과 서울역광장 등 시내 한가운데 자리잡은 대형광장들은 아직도 불법 집회ㆍ시위에 자유롭지 않다. 유동인구가 많은 넓은 공간이라는 특성상 자리를 잡는 데 적합지로 언급되는 것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시는 경복궁 앞에 4만4700㎡ 규모 역사광장, 세종문화회관 앞에 2만4600㎡ 규모 시민광장을 조성한다. 두 광장을 더하면 1만3207㎡ 규모 서울광장의 5.2배다. 크기가 확대되는 만큼 통제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시도 이런 점을 염려하고 있다. 따라서 역사광장에서는 수문장 교대식 등 역사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각종 전통문화행사, 시민광장에서는 문화공연을 상시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박원순 시장은 “일상의 민주주의와 문화예술활동이 약동하는 공간으로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광장을 즐거움을 시민이 맛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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