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적자 메우고 남아돌아
택지공급 급감 미래 먹구름

정부는 집값 잡는 규제의 칼날을 벼리고 있다. 신규택지 공급은 급감했고, 재건축 요건도 까다로워졌다. 이미 따놓은 공사로 몇 년간 먹고는 살겠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삼성물산을 제외한 국내 10대 건설사들의 지난해 매출을 분석해봤다. 이들은 주택·건축부문에서만 46조597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의 37조4462억원 대비 대비 무려 24%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전체 매출(86조원)이 전년(84조원)과 비슷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아파트에 몰두 했는 지 알 수 있다.

이익은 더 심각하다. 부문별 영업이익을 공개한 6개사는 주택·건축 부문 비중(61%)이 비교적 높은 곳들이다. 이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0% 늘어난 3조6194억원에 달했다. 비주택 부문에서는 1조743억원의 적자를 봤다. 대우, 대림, GS가 해외부문에서 큰 적자를 본 탓이다. 그나마 전년대비 비주택 적자는 절반 가량 줄었다.

매출이익으로 공개한 4개사(현대, 현대엔지니어링, SK, 한화)는 상대적으로 주택·건축부문 비중(43%) 이 낮은 곳이다. 그럼에도 이익이 2조3030억원으로 비주택(9487억원)의 2배를 넘었다. 전년에는 주택·건축 매출이익(1조8008억원)이 비주택(1조7652억원) 보다 1000억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주택·건축 부문의 급성장에는 ‘수익성’이 자리잡고 있다. 관급 및 토목은 원가율이 높고, 해외수주 프로젝트는 공사가 까다롭다. 하지만 아파트는 ‘일단 지으면 팔리는’ 만큼 돈 벌기가 가장 쉽다. 영업이익을 발표한 6개사의 주택·건축 부문 이익률은 11.2%다. 전년의 9.5%보다 개선됐다. 매출이익으로 발표한 4개사는 16.2%다. 역시 전년(14.6%)대비 나아진 수치다.
주택부문 쏠림은 심해진 반면 해외부문은 더 위축됐다. 지난해 10대 건설사의 국내매출은 62조3645억원으로 총매출의 72.5%를 차지했다. 전년 이 수치는 63.6%였다. 해외부문 매출이 30조7174억원에서 23조7079억원으로 쪼그라든 때문다. 해외부문은 대부분 비주택이다. 적자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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