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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성범죄 문제제기 여성 10명 중 7명 직장 관둬”…미투 이후 우리는?
[헤럴드경제 TAPAS=이유정 기자] 회사 내 성범죄 문제를 제기한 여성 10명 중 7명은 해당 직장을 더 이상 다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직장 내에선 여성들과 교류와 접촉을 피하는 이른바 ‘펜스 룰(Pence rule)’이 성범죄의 해결책으로 거론되며 또 다른 차별을 낳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3·8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요즘에도 그래요?-숫자로 보는 한국의 성차별’을 발간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직장 내 성범죄를 사소하게 취급하고 피해자의 입을 막는 문화가 계속되고 있다”며 “가해자는 남고 피해자가 떠난다”라고 지적했다.

‘요즘에도 그래요?’를 바탕으로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이후를 위해 고려해야 할 주요 통계들을 살펴봤다.


#폭로 후 먹고사니즘

성범죄 문제를 제기한 여성이 현재까지 해당 직장을 다니는 비율은 2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72%는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일을 그만뒀다.

파면, 해고 등 신분상 불이익을 본 경우는 53.4%였다. 따돌림이나 폭언 등 정신적 괴롭힘을 당했다는 이들도 53.4%로 나타났다.


#방송영화계는 적신호

직종별 직장 내 성범죄 피해 경험률은 방송, 영화 등 미디어 분야가 33.6%로 가장 높았다.

영화계 종사자 중 음담패설이나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를 받은 경험이 있는 여성은 35.1%로 조사됐다.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를 받았거나 원치 않는 술자리에 불려간 적이 있다는 여성도 10명 중 3명(29.7%)이었다.


#손가락 빠는 정부

최근 5년간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성희롱 진정사건 2190건 중 실제 기소된 사건은 9건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인 1791건은 행정종결(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을 사업주가 이행하거나 피해자가 진정을 취하하는 등으로 인해 사건이 종결)로 마무리됐다.

지난 8일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대응 강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적은 인력에 따른 부실한 조사, 전문성 부재 등은 여전히 한계로 지적된다.

#젠더 감수성의 격차

‘여자들이 조심하면 성폭력을 줄일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남성 55%, 여성 42%로 나타났다. ‘강간을 신고하는 여성들은 상대에 대한 분노나 보복심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고 답한 비율도 남성 31%, 여성 26%로 차이를 보였다.

한국여성민우회 이가희 활동가는 “성범죄 문제제기 이후 업무 배제나 낮은 고과 등을 통해 피해자가 조직 내에서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가해자와 공간 분리가 어렵거나 가해자가 사업주인 경우, 피해자의 고용조건이 불안정하거나 연차가 낮을 경우 피해자는 (퇴사 외에) 다른 선택을 하기 굉장히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 “성범죄는 가해자 한 명 혹은 성인 두 명의 관계 속에서 일어난 문제이기보다는 위계질서, 남성 중심의 문화 등 조직 문화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며 “성범죄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관점을 바꿔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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