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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희정 파문’ 시민 반응]“안희정 마저” 충격ㆍ분노서 정치혐오까지…지지자도 “역겹다” 실망감
-“가식적인 모습 역겨워 잠도 못 자” 지지자들 ‘실망’
-“피해 여성 적극 보호해야” 미투 응원 목소리도

[헤럴드경제=이현정ㆍ정세희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정무비서를 수차례에 걸쳐 성폭력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민들의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특히 평소 안 지사를 지지했던 시민들은 실망감을 넘어 분노와 허탈감을 드러내고 있다.

두 딸을 키우는 주부 손혜진(35ㆍ여) 씨는 “반듯한 이미지의 안 지사를 참 좋아했는데 뉴스를 보고 충격을 넘어 ‘멘붕’과 허탈감을 느꼈다”며 “유부남의 신분으로 어떻게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는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충격을 넘어 정치 혐오까지 나타냈다.

지난 대선 당시 합리적인 이미지의 안 지사를 지지했다는 직장인 정소윤(31ㆍ여) 씨는 “1차적 피해자는 1명이지만 그의 가족, 지지자들, 그리고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까지 가지게 했다”며 “그도 엄정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분노했다.

안 지사의 지지자였다는 대학원생 이모(28ㆍ여) 씨도 “안 지사가 철학이 있고 옳은 고집이 있어 좋아했는데 (뉴스를 접한 후) 내 자신에게까지 실망감을 느끼고 정치마저 싫어졌다”며 “그가 변명이라도 하길 바랐지만 변명의 여지조차 없는 사건”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오랜 지지자였다는 직장인 최현민(35) 씨도 “당일 미투 운동을 장려하는 발언을 한 그의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모습에 황당함을 느껴 어젯밤 한숨도 못 잤다”며 “그가 그동안 했던 말과 행동이 다 떠오르는데 역겨울 뿐”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로 인해 진보 정치인들이 모두 욕먹게 될텐데 이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안 지사에게)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부 시민들은 계속되는 이번 사건이 정치싸움의 수단이 될 가능성을 경계하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30) 씨는 “일각에선 정치논리로 진보들을 비판하는데 이는 미투 운동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이번 문제는 진보와 보수의 정치색을 떠난 문제”라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거부의사를 밝힐 수 없을 정도의 권위적인 문화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부 나모(46ㆍ여) 씨는 “얼마나 평소에 강압적으로 권위적으로 폭력적으로 군림하듯 했으면 그 비서가 ‘얘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을까 싶다”며 “성폭력도 문제지만, 권력자가 아랫사람을 막 대하는 문화부터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최우선적으로 피해 여성을 보호하고 응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줄을 이었다.

직장인 윤재인(42ㆍ여) 씨는 “피해자가 목숨을 걸고 인터뷰에 나왔다고 한 만큼 전폭적으로 응원하고 보호해줘야 한다”며 “다른 피해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국민들이 그러한 분위기를 형성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투 운동을 통해 성폭력 문제의 뿌리까지 도려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한모(20ㆍ여) 씨도 “미투가 지겹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안 지사를 통해) 여전히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피해자들이 끝까지 용기 낼 수 있도록 시민들이 응원하고 지지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성폭력 파문이 확산되자 안 지사는 이날 SNS를 통해 도지사직에서 사퇴하고 정치활동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지사는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며 “오늘 부로 도지사직을 내려놓는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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