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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가 쏘아올린 ‘관세폭탄’…누가 웃고 누가 우나
美 철강업체, 트럼프 덕에 ‘앓던 이’ 빼나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관세 폭탄’에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주 자국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일률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히면서 업종은 물론 국가별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철강업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산 철강ㆍ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인상 방침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코그룹, AK스틸 홀딩스, US스틸 등이 바로 그 대상이다. 이들 회사는 한국과 중국 등에서 들여오는 철강 제품과 불공정한 경쟁을 한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해왔다. 이들로서는 ‘앓던 이’가 빠진 셈이다.

[사진=EPA연합뉴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은 미국에 발을 들여놓은 덕분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아르셀로미탈은 브라질, 미국 앨라배마 등 세계 곳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

철강업체가 많은 펜실베이니아, 인디애나, 미시간 주의 공화당 의원들도 덩달아 신났다. 철강업체 종사들은 곧 이들의 유권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으로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철강이 아닌 타 제조업체는 복잡한 상황이다. 특히 맥주 캔을 만드는 회사는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알루미늄 관세가 제조원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네바다의 맥주회사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 공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고를 촉구했다. 미국 자동차 딜러들도 원가 상승을 이끌 철강 관세 소식이 반가울 리 없다.

미국의 이웃 국가인 캐나다와 브라질, 멕시코는 ‘초상집’ 분위기다. 국가는 지난해 기준 미국에 가장 많은 철강을 수출한 나라로 각각 1, 2, 4위다. 한국은 3위다. 일률 관세는 말 그대로 직격탄이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이 미국의 관세 결정에 보복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이유다. 

아시아 철강업체도 난감한 상황이다. 미국은 한국이 수출하는 철강재의 88%에 이미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25% 관세는 국내 철강업계가 이미 내는 관세에 추가로 부과된다. 사실상 '수출 금지령'이라는 말도 나온다.

더 나아가 유럽연합(EU)과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울상을 짓게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철강 관세전쟁은 두더지 잡기와 같다”며 “무역 통로 한 곳이 막히면 동남아시아 시장도 얼어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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