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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은 힘찬 경주마 잉태의 계절…3~6월 교배시즌 분주한 축사
현장관람 19금…말산업 희망의 세레모니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생동의 계절이다. 모두가 바쁘겠지만, 한국마사회 씨수말 축사 직원들이 누구보다도 분주하다.

힘찬 우리말의 후손들을 낳기 위해 아버지-어머니 말의 몸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일조량도 맞춰줘야 한다. 많은 일조량은 침체기를 생동기로 바꾸는 중요한 요소이다. 말은 일조시간에 맞춰 발정기에 접어드는데, 일조시간이 15시간이 넘어야 암말이 발정한다.

일단 마사에는 넓고, 푹신푹신한 보릿짚을 깔고, ‘6년근 홍삼 가루’, ‘마늘 가루’, ‘비타민’, 철분제 등 영양 가득한 음식을 먹인다. 보름에 한 번씩 체중을 체크해 컨디션을 관리하고 정자 확인을 통해 건강도 점검한다. 

씨수말 축사에서 건강한 아버지 말이 축사를 나서고 있다.

교배하는 당일에는 하루에 1시간씩 워킹머신을 뛰어야 한다. 씨수말 한 마리당 평균 90두의 암말을 상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이에 맞춰서 횟수를 조절하며 이틀 연속 교배했을 경우 3일째 오전에는 쉬는 식으로 컨디션을 조절한다. 이렇게 관리하는 데 투자하는 비용이 씨수말 한 마리당 한 달에 150만 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교배 직전 수말(왼쪽)은 극도의 흥분상태를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3월부터 6월까지를 말 교배에 가장 적당한 시기로 손꼽는다. 이 시기가 되면 암말은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3주에 한 번씩 발정하는데, 말에 따라 발정 상태와 발정 기간에는 차이가 난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수말은 시기에 상관없이 교배가 가능하기는 하지만, 암말이 발정기에 돌입하는 봄에 정자의 농도가 더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수컷 1두 기준의 암컷 교미 두수는 3세 수말의 경우 20두, 4세 수말의 경우 40~60두, 5세 이상이면 100두 이하로 알려져 있다.

올해 렛츠런팜 제주에서는 지난 2월 21일 부터 암수말의 교배를 시작했다. 오는 6월 30일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위해 말 관리사들은 지난 11월부터 ‘씨수마’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잠자리부터 먹거리까지 신경을 썼다.

교배를 진행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 씨수말은 성욕이 강하다 보니 성격이 약간 포악하고 소유욕이 강한데, 무는 형태로 소유욕을 드러내기 때문에 다른 말에 비해 물려는 습성이 강하다. 또, 첫 교배를 하는 암말의 경우도 예민한 만큼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교배를 지원하는 직원들 역시 전문적인 기술을 갖춰야 한다.

만 19세이상의 성인라면, 교배가 이뤄지는 오전 9시와 오후 2시 한국마사회 렛츠런팜 제주 교배소의 교배관람대에서 무료로 교배장면을 관람할 수 있다. 아름다운 목장 풍경은 덤이다.

한편, 한국마사회에서는 국내 말 산업의 발전을 위해 민간 농가에 무상으로 교배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씨수말의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추첨을 통해 공정하게 배분한다. 이렇게 1년 동안 렛츠런팜 제주에서 이뤄지는 교배는 평균 1700~2000회 정도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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