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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美 겨냥 첨단 전략무기 공개…‘신냉전 시대’ 불 댕기나
신무기 열거 “기존 MD 무용지물”
英 가디언 “러시아 대선의 첫 캠페인격”
전문가 “서방 두렵게 해…신 냉전시대 시작”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연례 대의회 국정연설에서 미사일 방어망(MD)을 뚫을 수 있는 신형 핵무기를 개발했다며 군사력을 과시하고 나섰다.

이는 오는 18일 러시아 대선을 염두에 둔 ‘대국민 선전’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미국을 겨냥한 도발적인 발언도 다수 포함하면서 ‘신냉전의 시작’을 예고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로 생중계된 국정연설에서 차세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맛’을 소개하며 “첨단 MD 회피 시스템을 장착하고 남극과 북극 방향 모두로 발사할 수 있는 이 미사일은 어떤 MD로도 요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소형 핵추진 엔진을 장착한 순항 핵미사일과 무인 수중 드론도 개발했다면서, 이로써 사실상 비행거리가 제한이 없고 적의 MD 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략무기를 보유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인 수중 드론은 핵탄두나 재래식 탄두를 장착, 심해에서 잠수함이나 최신 어뢰보다 빠른 속도로 사실상 무제한의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는 각국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음속의 5배 이상 속도) 무기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며 “극초음속 미사일 시스템이 지난해 12월 남부 군관구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첨단 전략 무기를 개발한 배경에 대해 미국이 지난 1972년 옛 소련과 체결했던 ‘탄도탄요격미사일제한조약’(ABM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자국과 외국에 MD시스템을 구축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자국은 물론 동유럽의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MD 시스템을 배치하고, 일본과 한국으로도 이를 확장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신형 무기 개발로 미국이 이끄는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의 MD가 무용지물이 됐고 러시아의 발전을 저해하려는 서방의 노력에 효율적 종지부를 찍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동맹국에 대한 핵 공격을 러시아에 대한 핵 공격으로 간주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푸틴의 연설이 오는 18일 대선을 통한 6년 임기의 4기 집권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풀이했다. 가디언은 “이번 연설은 첫 번째 캠페인처럼 받아들여졌다”며 “그의 관심은 투표율 상승”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러시아 대선에는 푸틴을 포함해 모두 8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푸틴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30년 이상 권좌를 누린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이어 러시아 현대사의 두 번째 장기 집권자가 된다.

미국은 애써 태연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일단 정면충돌은 피하자는 모양새다. 데이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놀랄 일은 아니다”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미국을 보호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사전문가인 알렉산더 골트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이는 서방을 두렵게 만드는 노력”이라며 “새로운 냉전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WP는 “신형 무기들이 배치 준비 상태에 얼마나 근접했는지는 명백하지 않다”면서도 “이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긴장이 중요한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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