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유엔 조사보고서 내용 공개

북한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ㆍ미사일 개발 등에 필요한 장비와 원자재 등을 공급해왔다는 유엔의 조사보고서 내용이 공개됐다. 이는 최근 시리아 정부가 민간인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한 정황에 대해 반감을 드러낸 미국을 자극하면서 북미 대화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해까지의 유엔 대북제재 결의 이행 및 위반 감시 사항을 담은 보고서에서 2012~2017년 북한에서 시리아로 선박을 통해 탄도미사일 부품 등 최소 40건의 금수품목 이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화학무기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내산성 타일과 밸브, 온도측정기 등도 포함됐다.

내산성 타일을 실은 두 척의 선박은 지난해 1월 시리아 다마스쿠스로 향하던 중 해상에서 유엔 회원국에 의해 차단되면서 적발됐다. 내산성 타일은 화학 공장 내부 벽면에 사용된다. 이는 무기수출을 관장하는 북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와 시리아 정부가 운영하는 ‘메탈릭 매뉴팩처링 팩토리’가 체결한 5건의 인도계약 가운데 일부였다.

대북제재위는 유엔 회원국의 제보를 인용해 2016년 8월 북한의 미사일 기술자들이 시리아를 방문해 바르제와 아드라, 하마에 있는 화학무기 및 미사일 시설에서 일했다고 전했다. NYT는 관련 시설에서 일하던 북한 기술자들의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미국의 주요 적국인 시리아와 결탁한 정황은 미국 내 대북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무부 관리는 이날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시리아의 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북한의 지원과 시리아의 화학무기 보유ㆍ사용에 대해 오랜 기간 우려를 표명해왔다”며 “북한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역량 재건을 지원했을 가능성에 대한 보도를 알고 있다. 미국은 이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