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폭로 이후 첫 소환 조사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후배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 보복을 한 혐의의 안태근(52ㆍ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26일 검찰에 출석하며 “성실하게 조사에 응하겠다”며 각종 의혹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안 전 국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에 모습을 나타냈다. 취재진이 “2010년 성추행 의혹을 인정하느냐”, “서지현 검사의 인사에 개입한 혐의를 인정하느냐”라고 묻자 안 전 국장은 이렇다 할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안 전 국장이 직접 조사를 받는 것은 피해자 서지현(45ㆍ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각종 의혹을 폭로한 지 30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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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하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 불이익을 준 의혹을 받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26일 오전 서울 동부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안 전 국장을 상대로 직권남용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안 전 국장의 2010년 성추행이 사실이더라도 강제추행 혐의의 공소시효가 완성돼 사법 처리는 불가능하다. 다만 조사단은 2015년 안 전 국장이 서 검사를 상대로 인사 보복을 한 정황이 있었다고 보고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안 전 국장은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맡고 있었고, 이후 법무부 인권국장,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검찰국장으로 재직했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검찰 인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직이다.
조사단은 2015년 당시 법무부 검찰국에서 일하며 안 전 국장과 함께 검찰 인사를 총괄한 부산지검 소속 이모 부장검사, 신모 검사 등의 사무실을 지난 22일 압수수색하고 두 사람을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13일 법무부 검찰국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조사단은 안 전 국장이 서 검사의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검사는 지난달 29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2010년 안 전 국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서 검사는 2014년 사무감사를 통해 검찰총장 경고를 받은 뒤 2015년 근무하던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통영지청으로 발령받았다. 서 검사는 이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통영지청 발령은 자신의 사법연수원 기수에 비해 이례적이며, 당시 여주지청장도 그의 잔류를 희망하던 상황에 비춰볼 때 안 전 국장이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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