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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입장 바뀐 조민기 성추행 스캔들이 가는 길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배우 조민기(53)가 청주대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직을 사임했다는 사실과 관련, 심각성을 인지하고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약간 바꾸면서도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고 계속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청주대는 조 씨의 비위 의혹을 접수한 후 학생 여러 명으로부터 비슷한 피해 주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도 조 씨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러 피해자들의 증언을 확보했다. 


이들에 따르면 피해자들의 증언은 보다 구체적이다. 용기를 낸 청주대 졸업생인 신인 배우 송하늘은 “저와 제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들이 당했던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었다”면서 “(조 교수가 오피스텔에서 나의) 가슴을 만진 뒤 ‘생각보다 작다’고 했다”고 상세하게 증언을 했다. 그런데도 학생과 조 씨 양측의 주장이 왜 엇갈릴까?

일단 학생들의 증언을 토대로 보면 몇가지 공통점이 드러난다. 우선 단기간이 아닌 수년에 걸쳐 학생들에게 과도한 스킨십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다 지난해 11일 피해자들이 대학 측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론화됐다. 조 씨는 2010년 청주대 공연영상학부 조교수로 임용됐다.

서울에서 출퇴근이 여의치 않아 청주대 예술대학 캠퍼스 근처에 숙소(오피스텔)를 두고 있던 조 씨는 여러 차례 여학생을 오피스텔로 불러내 술을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 씨가 여학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오피스텔로 5분 내로 오라는 전화를 자주 했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교수가 학생을 오피스텔로 불러내 술을 마셨다가 자고 가게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로 중징계를 받아야 한다.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성추행하는 드라마 PD의 수법중 하나가 홀로 사는 신인여배우의 오피스텔로 찾아가는 것이다. 캐스팅 문제로 상의할 게 있다고 사적 영역으로 들어오는 걸 신인 여배우는 막을 길이 없다. 따라서 조민기는 이것만으로도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을 한 셈이다.

물론 조 씨의 말대로 동료교수에 의한 음해이거나 마녀사냥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가 연예인이라는 점을 악용해 의도적인 악성 루머를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양산해서는 안된다.하지만 피해자의 증언이 구체적으로 나온 이상 조 씨의 해명도 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한 애들이 있더라. 노래방이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라고 '뉴스룸'에서 밝힌 것처럼 자신의 행위중 일부만 말하며 억울함만 주장해서는 안된다. 논란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조민기의 여학생에 대한 상습 성추행은 수년간에 걸쳐 이뤄져왔는데도 묻힐뻔 했다. 최근에 각계에서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는 ‘미투 운동’이 아니었다면 공론화되기 힘들었다. 그 이유는 그 학교 학생이었던 송하늘이 잘 말해주고 있다. ”예술대학에서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민기 교수는 절대적인 권력이었고 큰 벽이었기에 그 누구도 항의하거나 고발하지 못했다. 연예인이자 성공한 배우인 그 사람은 예술대 캠퍼스의 왕이었다.”

조민기가 연예인이어서 이 문제가 시끄러운 게 아니다. 방송에서 딸과 아내를 공개하며 '딸바보' '신세대 아빠'라는 가족 사랑 이미지가 강했던 사람의 성추문이라 충격과 이미지 배신감이 더 강하게 다가오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은 권력관계에 의해 은밀하게 작용된 갑질이요, 성추행 문제다.

조민기 측은 “학교 측의 조사 중, 수업 중 사용한 언행이 수업과 맞지 않는다는 대학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3개월 정직’의 징계를 받은 조민기는 도의적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사표를 제출한 것일 뿐, 보도된 학교측의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는 사실이 아니며 이러한 학교측의 입장에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고 전했다.

대학은 수사를 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21일 조 씨의 여학생 성추행 의혹에 대해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빨리 조민기에 대한 성추행 관련 사건을 수사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하차한다고 밝힌 조 씨도 이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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