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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아만 지는 코스피 실적 기대감…新 ‘박스피’?
-올들어 7주 연속 영업익 추정치 하향
-“실적이 ‘주가 모멘텀’ 되기 힘들 것”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만큼 좋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낮춘 기대감마저도 꾸준히 하향 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서 벗어나면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이 역시 높은 변동성에 기반해 단기수익을 얻으려는 전략으로 집중되면서 코스피보다는 코스닥이 주목받는 모양새다. 상반기에는 최근 확인된 코스피 고점과 저점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박스권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존재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27곳의 올해 1분기 추정 영업이익 규모는 약 46조17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추정치(49조3804억원)에 비해 6.5%가량 줄어든 수준으로,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매주 -0.3~-1.8% 규모로 꾸준히 하향 조정됐다. 

코스피 주요 종목 연초대비 추정이익 하락률 [자료=에프앤가이드]

기대감이 가장 많이 낮아진 종목은 한국전력이었다. 연초까지만 해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 1조7384억원을 기록해 유가증권시장 내 영업이익 규모 3순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최근에는 그 절반을 밑도는 7694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낮은 원전이용률, 평창 동계올림픽 후원에 따른 일회성 비용으로 인해 ‘어닝쇼크’를 기록한 영향이다.

이밖에도 LIG넥스원(-53.6%, 이하 연초 대비 영업이익 추정치 등락률), LG디스플레이(-50.0%), 현대미포조선(-48.0%), 넷마블게임즈(-37.8%) 등 종목들에 대해서도 업계는 기대감을 크게 낮췄다.

절대적인 영업이익 성장률도 전년보다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36곳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그 전년보다 25.3%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존재하고 이를 전년 수준과 비교할 수 있는 코스피 상장사 122곳의 영업이익 성장률은 12.6%에 그쳤다. 이들 기업이 코스피 시장의 대표성을 띤다고 가정하면, 코스피의 실적 성장성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코스피 실적 증가율이 둔화되는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이 전년만큼 좋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돼 있다. 지난해 1분기 코스피 전기ㆍ전자 업종의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224%에 달했고, 업종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의 영업이익만 따로 집계해도 증가율이 70%를 상회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이 세 종목의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49%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2017년 4분기, 2018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자료=유진투자증권]

이에 따라 최근 확인되는 글로벌 증시의 회복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의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지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물가 상승압력이 여전히 강한 상황에서,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의 하향이 7주 연속 진행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코스피는 2400선에 재진입하겠으나, 변동성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반도체 업황이 지난해보다 못한 올해의 경우, 실적 요인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변수로 역할할 가능성은 낮다”라며 “상반기 코스피는 이미 연초에 확인된 고점 2600선과 저점 2350선 사이를 횡보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실적에 대한 낮은 기대감이 이미 지수에 많이 반영된 만큼,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부진 가능성은 크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지난해보다 부진하리라는 우려는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고, 최근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도 통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라며 “오히려 최근에는 전기ㆍ전자 종목들이 한껏 낮아진 눈높이 이상의 실적은 달성하리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심각한 어닝쇼크만 아니면 실적 요인 때문에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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