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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만난 설연휴①]“역사적 순간” vs “애국심 강요 말라”…올림픽 세대차
-설 연휴 가족모임에서 올림픽 두고 설전
-88올림픽 회상…"30년 전과 다른 분위기 낯설어"
-1020 "과거와 같은 올림픽 열정 강요 말아달라"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 서울 종로구의 나모(55) 씨는 2018년 평창 올림픽 경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챙겨본다. 한국 경기는 물론이고 다른 나라 경기까지 시청하고 특히 좋아하는 쇼트트랙과 스피트 스케이팅 경기는 재방송까지 모두 보는 편이다. 그에게 이번 설 연휴는 올림픽 경기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자녀들의 입장은 달랐다. 스물 두 살인 대학생 딸은 “도대체 왜 올림픽에 열광하느냐”며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않는 그에게 “설 특선영화를 보자”고 설득했다. 
 
자신의 20대와는 사뭇 다른 자녀들의 반응에 그는 새삼 세대차이를 느꼈다. 나 씨는 “평생에 다시 오지 않을 국가적인 행사인데 아이들의 반응이 이해가 잘 안간다”고 했다.

16일 2018 평창올림픽이 무르익어가고 있는 가운데 설 연휴 가족들 사이에서도 올림픽은 주된 이야깃거리였다. 올림픽에 열광하는 기성세대들과 상대적으로 올림픽에 무관심한 1020대들은 올림픽에 각각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정모(58) 씨는 설 연휴 기간 가족들과 평창으로 올림픽 경기를 보러 갈 것을 꿈꿨지만 그의 계획은 자녀들의 싸늘한 반응에 물거품이 됐다. 정 씨는 “자녀들이 설 연휴에 쉬고 싶다고 하는 게 이해도 가지만 30년만에 열리는 자국 올림픽인데다 마침 설 연휴에 열리니 가족들과 함께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경험한다면 너무 좋았을 것 같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60대 이상 세대에선 올림픽에 무관심한 젊은 세대가 애국심이 결여돼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한동순(67ㆍ여) 씨는 “전 세계적인 행사인데 힘을 합쳐 응원해도 모자를 판에 남의 일처럼 여기는 것은 국민으로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와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이. [연합뉴스]
자녀들의 생각은 이와 달랐다. 올림픽에 열광하는 것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학생 유모(21) 씨는 “올림픽에 관심 없다고 해서 애국심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억울하다”며 “심지어 애국심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한들, 애국심이 예전처럼 필요하지 않는 세계화 시대다.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젊은 세대가 올림픽에 무관심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잘 즐기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취업 준비생 노모(28ㆍ여) 씨는 “생각보다 올림픽에 관심이 많은 주변에 많다”며 “꼭 경기장을 찾거나 텔레비전 앞에서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지 않더라도 올림픽을 즐기는 방식은 다양하다”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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