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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온라인이 더 싸고 편해요”…시장에는 젊은이가 없다
마트보다 싸지만 접근성 떨어져
청과도매시장 등만 제한적 이용
대부분 재래시장은 중장년 중심
상인들 “명절 특수 보탬이 안돼”

#. “장사가 되긴…. 하루 5만원 벌던거 명절때 9만원 번다고 해봐야 당장 살림에는 보탬이 안돼.”

서울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남대문시장에서 만난 상인 김숙자(72ㆍ여) 씨는 명절 특수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명절 특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매출 증가 폭이 그렇게 크지 못해 명절 효과가 미미하다고 말했다. 명절을 맞아 매출이 조금 늘어난 것은 사실. 하지만 ‘명절 끝나면 3개월을 놀아도 된다’던 시절에 비하면 턱도 없다. 그는 “젊은이들이 시장을 찾지 않는다”면서 “시장을 살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 “재래시장을 찾을 이유가 없다. 어디있는지도 잘 모르고….”

신촌에 거주하는 직장인 마모(27ㆍ여) 씨는 집 근처 어디에 재래시장이 있는지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가 오프라인 쇼핑을 할 때 주로 찾는 곳은 공덕동에 위치한 대형마트, 혹은 신촌에 위치한 기업형 슈퍼마켓(SSM)이다. 인근 아현ㆍ영천ㆍ동진 시장을 묻자 “가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집에서 한참을 가야 하는 거리에 있다.

그가 그나마 찾는 재래시장은 서울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이다. 그는 “과일청을 담그기 위한 식재료를 찾으러 청량리 청과물시장은 종종 간다”면서 “청량리처럼 가격경쟁력이 아주 큰 경우가 아니면 접근성이 떨어지는 시장방문이 꺼려진다”고 말했다.

각종 통계조사를 통해 “대형마트보다 싸다”는 평가를 받은 재래시장들은 줄곧 젊은층에게 외면받고 있다. 아직까지는 매해 명절이면 특수로 북적이는 모습이지만, 고객들은 주로 중장년층이다.

지난 12일 찾은 서울 시내 재래시장들도 마찬가지였다. 중장년층 고객들로 제법 명절다운 분위기는 있지만, 젊은 고객들은 쉽게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남대문시장에서는 12~13일 설을 맞아 캐리커쳐와 포춘텔러ㆍ사은품 제공행사를 진행하는 ‘복 나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참여대상은 중장년층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이었다. 캐리커쳐 앞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섰고, 3만원 이상 상품 구매시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한 사은품을 제공하는 행사 코너에는 장년층 여성들이 주로 보였다.

주부 최모(67) 씨는 “별 생각없이 시장을 찾았는데,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좋았다”면서 “온누리 상품권도 있고, 재래시장에는 이런 행사가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친구도 만나고 설 상품도 사기 위해 시장을 찾았다는 주부 장모(61ㆍ서울 용산구) 씨도 “시장을 찾으면 상인들과 수다도 떨 수 있고, 물건값도 싸기 때문에 좋다”고 이날 시장을 찾은 이유를 밝혔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였다. 퇴근시간께 맞춰 방문한 서울중앙시장, 동대문구 이경시장 등에서도 젊은 손님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저렴한 가격은 젊은층의 접근 요인이 되고 있지 못했다.

최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서울시내 25개구 전통시장, 대형마트 및 가락몰 등 총 61곳을 대상으로 설 차례상차림 비용을 조사한 결과 주요 36개 품목, 6~7인 가족 기준 구매비용은 전통시장 평균이 17만5600원, 대형마트가 평균 22만2760원으로 전통시장이 21.2%가량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할 경우 재래시장에서 상품을 사는 것보다 물건 가격은 더욱 저렴해진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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