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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올림픽 개막식 전날 北열병식...분노하는 野, 침묵하는 與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평창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북한의 열병식에 정치권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 북한을 바라보는 기본 인식의 차이가 큰 우리 정치 이념구도를 그대로 드려낸 모습이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대북 유화 정책을 추진하는 여당과 진보진영은 북한의 돌발 행위에 침묵을 지켰다. 반면 한미 공조에 기반한 강한 대북 압박을 추구하는 야권에서는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의동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북한 열병식 개최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특이한 제목과 내용의 논평을 발표, 눈길을 끌었다. “민주주의를 농단했던 최 모씨에게 민심이 외쳤던 그 소리처럼 한반도 평화에 찬물을 끼얹는 김정은에게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열병하네”라는 짧은 시 형식의 논평이다. 지난해 1월 최순실 씨가 자신의 혐의를 부정하자 이를 현장에서 지켜보던 한 60대 여성 미화원이 최 씨를 향해 수차례 “염병하네”라고 말한 것을 응용한 것이다.

자유한국당도 북한의 열병식을 ‘군사도발’로 간주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태옥 대변인은 “김정은은 평창올림픽 바로 전날 전 세계의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병식을 강행했다”며 “40년 동안 4월 25일 실시하던 건군절을 평창올림픽 바로 전날로 옮겨 실시한 대규모 열병식은 분명한 군사도발”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북한은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를 의사가 없음이 분명히 확인됐고, 김여정 등 북한의 응원단 등이 평창올림픽에서 활동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 됐다”면서 “체제선전요원들을 즉각 돌려보내고 한미군사훈련을 즉각 재개하라”고 덧붙였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도 “정부가 남북 간 또는 북미 간 물밑 접촉을 통해 극적인 국면 전환을 모색하고 있을 일말의 희망도 가져보지만, 그게 아니라면 북미 간 평창회동이나 백두혈통이라는 김여정의 방문은 한낱 북한의 선전선동에 지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를 견제했다.

국민의당도 비판에 무게를 실었다. 신용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예상보다 축소해 진행된 열병식과 관련 “이를 북한의 화해 제스처라고 공언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신 대변인은 “여전히 북한은 동북아 및 국제정세를 위협하는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으로 유엔의 대북제재조치를 받고 있다”며 “평창올림픽이 북한에 면죄부를 주거나 대북제재를 무력화하는 카드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 북한 체제의 선전장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여권은 침묵을 지켰다. 민주당은 김현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외교무대만큼은 여야가 따로 없다”면서 “어제 평창올림픽 성공을 함께 결의한 것처럼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다시 한 번 여야가 힘을 합쳐 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북한의 열병식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한 것이다.

범 여권을 자처하고 있는 민주평화당도 “북한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열병식을 마쳤다”며 “조선인민군 창군 70주년이라는 상징적 해이지만, 규모를 축소하고 생중계를 취소하는 등 남북 평화 분위기 조성과 내부결속 간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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