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베일 벗은 삼지연관현악단 “반갑습니다”
  북한예술단 15년만의 방문

북한노래 ‘반갑습니다’ㆍ‘비둘기야 높이 날아라’등 불러

한국가요 ‘J에게’ㆍ‘여정’등 소화…노래끝날때 마다 박수ㆍ환호성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15년이란 시간의 벽은 ‘반갑습니다’라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북한 노래와 함께 사라졌다.

현송월 단장의 공연장 점검 방남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삼지연관현악단은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 홀에서 마침내 그 베일을 벗었다. 가로 14미터, 세로 16미터의 무대엔 지휘자를 중심으로 전자음악 연주단체인 모란봉악단이 중앙에, 관현악단이 좌우로 나눠 앉았다. 맨 뒤엔 타악기가 배치됐다.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북한의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첫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평창동계올림픽을 민족의 경사로 축하하기 위해 강릉을 먼저 찾았다”는 사회자의 멘트가 끝나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8명의 가수가 ‘반갑습니다’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이어 겨울 풍경을 묘사한 ‘흰눈아 내려라’, 평화를 형상화한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 전자악기의 경쾌한 반주를 곁들인 ‘내 나라 제일로 좋아’ 등 북한 노래가 이어졌다. 
삼지연관현악단 [사진=공동취재단]
삼지연관현악단 [사진=공동취재단]

이후엔 가수 이선희의 ‘J에게’를 관현악곡으로 편곡해 여성 2중창과 코러스로 소화했고, 왁스의 ‘여정’ 등 한국가요를 선보였다. 짧은 운동복 바지 차림의 여성 6명이 ‘달려가자 미래로’라는 빠른 템포의 노래를 부르며 경쾌한 율동을 선보여 공연장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뒤이어 유명 클래식 곡들을 편곡해 연이어 들려주는 관현악 연주가 이어졌다. ‘백조의 호수’, ‘스케트 타는 사람들의 왈쯔’, ‘라데쯔키 행진곡’ ‘카르멘 서곡’ 등을 연주했다. 한곡 한곡 노래와 연주가 끝날 때마다 관람석에선 큰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공연은 ‘통일은 우리 민족끼리’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 ‘다시 만납시다’를 연주하며 마무리됐다. 특히 마지막 곡인 ‘다시 만납시다’가 나올땐 무대 뒤 스크린에 한반도기가 펄럭이며 이산가족상봉영상이 흘러나왔다. 
삼지연관현악단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객석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명희 강릉시장, 유은혜 의원,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진옥섭 한국문화재단이사장 등 정계와 문화계 인사들이 자리를 채웠다. 공연을 관람한 관람객은 총 812명으로 정부 초청인사 252명을 제외한 560명은 추첨으로 선발됐다.

삼지연관현악단은 일종의 ‘프로젝트 악단’으로, 오케스트라가 80여명과 합창단원과 가수, 무용수로 구성됐다. 삼지연악단,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조선국립교향악단, 만수대예술단, 국가공훈합창단 등 6~7개의 북한 예술단에서 최정예 연주자와 가수, 무용수를 뽑아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예술단이 남쪽에서 공연한 것은 지난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ㆍ15민족통일 대회가 마지막이다. 이번 공연은 남북 문화교류의 물꼬를 15년만에 다시 텄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한편, 공연이 시작하기 전 공연장 밖에는 삼지연관현악단의 방문을 환영-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집회가 이어졌다. 경찰은 3개중대 약 270명을 동원해 삼엄한 경계를 펼치기도 했다.

서울공연은 오는 11일 오후 7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예정됐다. 삼지연관현악단은 이 공연을 마치고 육로로 귀환할 예정이다.

/vi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