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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평창] “평창에서 꼭 만나자” 약속지킨 남북 피겨팀, 함께 쌓아온 우정
김규은·렴대옥 동갑내기 친구…두달간 캐나다에서 함께 훈련
외국생활과 영어에 서툰 北 피겨 페어팀. 김규은과 김강찬이 도와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평창올림픽에서 꼭 만나자”.

반년전의 다짐이 이뤄졌다. 피겨스케이팅 종목이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 5일 오후 남북의 피겨스케이팅 페어팀이 만났다. 한국 피겨 페어 김규은(19)-감강찬(23) 조와 북한의 렴대옥(19)-김주식(25)은 이날 연일 환한 미소를 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북한 선수들은 그동안 카메라 앞에서 매우 긴장하거나 경직돼 있었다. 굳은 인상에 취재진을 보면 고개를 돌리는 점이 이들의 공통점이었지만 이들은 달랐다.

한국 피겨 페어 김규은(19)-감강찬(23) 조와 북한의 렴대옥(19)-김주식(25)은 이날 연일 환한 미소를 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진=연합뉴스]

네 선수가 한국 무대에 서긴 처음이지만, 이들은 지난해 여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함께 훈련하며 교류했다. 김규은-감강찬은 지난해 2월 일본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렴대옥-김주식을 처음 만났다. 같은해 여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브뤼노 마르코트 코치에게 함께 지도를 받았다. 당시 북한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에게 김치를, 한국 선수들은 김밥으로 응대하며 우정을 쌓았다. 이를 인연으로 네 사람은 친해졌다. 특히 동갑내기인 김규은과 렴대옥이 가까워졌다.

김규은은 지난 4일 강릉선수촌에 들어오기 전 서울 홍대입구에서 렴대옥을 위해 화장품 쇼핑을 하기도 했다. 10~20대 여성들이 좋아하는 화장품 브랜드의 신상 립스틱과 아이섀도, 마스크팩 등으로 종합선물세트를 준비했다.

김규은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아무래도 동갑인 대옥이와 더 친해졌다. 대옥이가 ‘오늘 기분 어때?’ ‘오늘은 뭐했니?’ 등 간단한 영어 문장을 물어봐 가르쳐 줬다”고 했다. 4명의 선수는 캐나다에서 “평창올림픽에서 꼭 만나자”고 약속했다.

이들은 결국 약속을 지켰다. 렴대옥-김주식 조는 지난해 9월 독일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서 6위에 올라 자력으로 평창행 티켓을 땄지만 정식으로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아 출전권을 박탈당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달 초 평창올림픽 출전을 결정하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와일드카드를 받아 올림픽행 막차를 탔다. 김규은-감강찬 조는 개최국 쿼터로 올림픽 출전에 성공하면서 네 사람의 만남이 성사됐다.

s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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