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위치 항법기술연구실 박상준 박사팀이 사용자 움직임을 감지해 콘텐츠에 반영하고, 전후좌우 모든 방향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VR 훈련시스템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민간기업에 기술이전 실시해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전 세계적인 전투발생 추세는 대 테러, 해적 진압, 인질 구출 작전 등 소규모 부대 작전으로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이를 위해 병사들에게 예상 작전지역에 대한 가상공간 내 실전과 같은 훈련이 필수적이다.
ETRI 연구진이 사용자 움직임을 뎁스 카메라로 정밀 감지해 가상공간에서 군사 훈련을 할 수 있는 ‘병사용 가상훈련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제공=ETRI |
현재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병사들의 가상훈련 시스템을 앞다퉈 개발ㆍ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시장전문조사기관에 따르면 전 세계 가상훈련 시장은 오는 2018년 88조4000억원, 2020년 109조6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등 큰 폭의 성장세가 예견된다.
전문가들은 몰입감 증대 및 게임 참여자의 신체적 훈련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VR 훈련시스템은 병사에게 실전과 같은 가상 훈련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용자 움직임을 그대로 훈련용 콘텐츠에 재현한다. 몸에 부착한 다중 모션 센서와 최대 6개의 뎁스 카메라가 총 20개의 사용자 관절 위치 및 움직임을 감지해 걷기, 뛰기, 앉기, 일어나기 등 역동적인 움직임을 정밀하게 파악한다.
특히 두 가지 센서 기술의 상호 작용으로 빠른 움직임과 미세한 관절 회전에도 무리없이 인식이 가능하다. 소총이나 권총 같은 무기에 추가 마커를 부착하면 탄착 지점도 추정할 수 있다.
센서를 통해 얻은 정보는 콘텐츠에 실시간 반영된다. 현재 총 29가지 행동을 인식·적용할 수 있다.
특히 모션분석 기반의 훈련자 행동인식 기술을 사용해 모형병기에 센서장착 없이도 훈련자의 행동분석이 용이하고 확장성이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딥 러닝 기술을 적용해 각 행동의 징후를 미리 파악하고, 시스템 반응 속도를 높이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기술은 전방향 신체동작 추적이 필요한 군용 시뮬레이터, 재활의료, 실감 스포츠 등 다양한 상호작용 어플리케이션에 적용이 가능하다.
박상준 ETRI 위치항법기술연구실장은 “병사들이 좁은 공간에서도 실제 훈련처럼 몸을 움직이고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게 했다”면서 “조만간 민간기업에 기술을 이전, 게임산업과 의료산업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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