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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판사 뒷조사’ 결과에 판사들도 SNS에서 쓴소리
-문유석 부장판사 “문건 자체보다 우리 사회 일각의 태연자약함 더 충격”

대법원이 일선 재판부 판사들의 뒷조사를 하고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가운데 법원 내부에서도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문유석(49·사법연수원 26기)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문건 자체보다도 우리 사회 일각의 태연자약함이 더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언론에서 법원행정처에 근무했던 판사들의 입을 빌어 ‘통상적인 업무’라고 표현하고, 감찰 등 업무상 필요한 일이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따른 표현이다.

그는 “만약 이번 정권 하에서 같은 일이 이뤄지고, 그것이 밝혀진다면 정반대로 입장이 바뀌어서 한 쪽은 충격받고 한 쪽은 대수롭지 않은 해프닝인데 침소봉대한다며 일축할, 우리 사회의 진영논리는 정말 이 지경에 이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소설 ‘미스 함무라비’ 저자이기도 한 문 부장판사는 페이스북 팔로워가 2만2000여 명에 달한다. 


전주비법 군산지원 차성안(41·35기) 판사도 26일 페이스북에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 선생을 언급하며 ”모든 판사가 김병로가 돼야 할 시대“라고 적었다. 그는 ‘대통령의 재판 외압 거절하기, 진짜 청렴하게 살기, 퇴임 후 전관 변호사 개업 안하고 공증업무만 하기’ 등을 언급하며 “김병로를 칭송할 때가 아니라 모든 판사가 김병로가 돼야 할 시대다”라고 덧붙였다. 차 판사는 법원행정처가 동향을 파악한 대상자 중 한 명이다. 법원행정처는 2015년 차 판사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의견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하거나, 언론 기고문을 쓰는 것을 우려해 다른 판사들을 시켜 설득작업을 벌이게 한 사실이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특히 청와대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사건을 놓고 대법원과 직접 의견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2014년 원 전 원장의 선거개입 혐의를 무죄로 본 1심 판결을 ‘지록위마’라고 비판했던 김동진(49·25기) 인천지법 부장판사를 사면해달라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품위 손상 등을이유로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조만간 추가조사위원회에서 드러난 결과에 대해 별도의 기구를 구성하고 처리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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