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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파 피하려다”…한파에 더 무서운 화재
-얼어붙은 수도관에 토치로 가열…화재 위험↑
-“건조한 날씨에 주택가 한복판서 화기 위험해”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갑작스런 강추위에 전국이 얼어붙으면서 오히려 화재 위험도 커졌다. 서울에서는 얼어붙은 수도관을 녹이려고 토치를 쓰던 주민이 오히려 주택가에 불을 내 소방당국이 출동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2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시 50분께 서울 영등포소방서에 화재신고가 접수됐다. 영등포동의 주택가 한복판 빌라 외벽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였다. 출동 결과, 다행히 큰 재산피해 없이 외벽에 설치된 수도관 단열재 일부가 불에 탄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울 갑작스런 주택가 화재는 지난 22일부터 맹위를 떨친 강추위 때문이었다. 불이 난 빌라 2층에 살던 주민 A 씨가 갑작스런 한파에 빌라 수도관이 동파되자 직접 토치를 들고 해결에 나선 것이다. 조사 결과, A 씨가 가스 토치에 불을 붙여 수도관을 직접 녹이던 중 불꽃이 수도관을 감싸고 있던 단열재에 옮아붙었고 화재로 이어졌다. A 씨는 출동한 소방관에게 “수도관이 얼어붙어 물이 안 나와 직접 해결하려다 화재가 발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한파가 절정에 달하면서 추위를 이겨보려다 부주의로 화재를 일으키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건조한 겨울철에는 작은 불씨가 큰 화재로 번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같은 날 오전에는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열기를 이용해 난방하다 불이 나는 사고도 발생했다. 안마 의자와 의료용 발열기를 함께 사용하다 전기를 과다 사용, 결국 과열이 화재로 이어진 사고였다. 다행히 큰불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아침 일찍 출동한 소방차에 인근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지난 24일에는 경기 수원시에서 수도배관을 직접 토치로 녹이려다 인근 스티로폼에 불이 옮겨 붙어 소방당국이 출동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이처럼 한파로 수도관이 얼어붙는 경우 토치 등을 이용해 직접 해결하려다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는 빈번하다. 대부분 더 얼어붙기 전에 빨리 손을 쓰면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도관이 동파됐다 하더라도 직접 해결하기보다는 신고를 통해 조치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소방 관계자는 “수도관이 동파됐다 해서 직접 불을 쐬는 것은 위험하다”며 “건조한 겨울철에 불씨가 쉽게 다른 곳으로 옮겨붙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다, 대부분 주택가라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커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계속되는 한파에 지난 23일에는 한파 경보까지 발효되면서 관련 신고도 점차 늘고 있다. 서울종합방재센터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까지 서울 시내에 접수된 한파 관련 신고만 74건으로 수도관 동파가 22건, 긴급배수 3건 등의 신고가 들어와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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