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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복 입은 오페라…흥이 살아있는 ‘선비’의 올림픽 무대
카네기홀 공연한 창작오페라 ‘선비’
내달 10일 강릉단오문화회관서 공연

우리가락 담아내 ‘동·서양의 조화’
“쉬운 멜로디로 고유의 정신 표현
K클래식 계기 세계인 관심 기회로”


최승우 조선오페라단 대표·김봉미 헤럴드필 지휘자 인터뷰

“외국 관객들이 많이 오셔서 한국 고유의 정신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한국 창작오페라의 저력과 수준에도 놀라셨으면 하고요. 그런데 꼭 그렇지 않더라도 오페라 자체가 재미있을 겁니다. 아마 극이 끝나고 극장 밖으로 나가실 때 주요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가실겁니다” (최승우 조선오페라단 대표)

“오페라 선비는 창작극이지만 음악이 어렵거나 난해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쉽게 잊고 사는 한국의 정신을 쉬운 멜로디로 잘 표현했지요. 가족이 함께 들을 수 있는 작품이고, 무척이나 감동적입니다” (김봉미 헤럴드필하모닉 지휘자) 

창작오페라 선비가 평창올림픽 기간인 2월 10일 강릉단오문화회관에서 무대에 오른다. 올림픽 기간 유일한 오페라 공연이다. 사진은 지휘를 맡은 김봉미 헤럴드필하모닉 지휘자. [사진=헤럴드경제DB]

창작오페라 ‘선비’가 강릉에서 무대에 오른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전 세계인 앞에 선보이는 것이다. 사단법인 조선오페라단은 오는 2월 10일 오후 5시 강릉단오문화회관에서 ‘선비’를 공연한다고 밝혔다. 스포츠 경기외에도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는 올림픽기간이지만, 오페라는 ‘선비’ 밖에 없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유일의 오페라인 ‘선비’를 제작한 최승우 조선오페라단 대표와 지휘를 맡은 김봉미 헤럴드필하모닉 지휘자를 헤럴드경제가 서울 방배동의 한 연습실에서 만났다.

최승우 대표는 “강릉까지 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카네기 홀 공연보다 어려워 이제 곧 무대에 오를 것이라는게 실감이 안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봉미 지휘자도 “초연때부터 선비는 함께 했는데, 이번 공연이 특히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했다. 평창올림픽이 마지막까지 변수가 많아 문화행사들도 그 영향을 받은 것이다.

오페라 선비가 올림픽 기간에 강릉에서 선보이게 된 데엔 이전까지 쌓아온 레코드가 작용했다.

지난 2015년 국립극장 대극장 초연 당시 사랑이야기나 영웅전이 아닌 선비정신이라는 정신 문화를 다룬데다 웹툰 동시제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같은해에 대한민국오페라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듬해인 2016년엔 카네기홀에서 공연했고, 한국 창작오페라 사상 최초로 전석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7년엔 APEC 정상회담 베트남 개최 기념으로 열린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 선정된 유일한 공연으로 세계인에 선보이며 대한민국 대표 오페라로 자리매김했다.

‘신기록 행진’이라고 봐도 무방할만한 선비의 질주에는 음악, 스토리, 볼거리 등 3박자가 작용했다는게 최승우 대표의 분석이다.

그는 “오페라가 고급 문화라고 하지만, 사실 유명오페라 내용을 보면 불륜, 배신, 복수 등 치정극이 많아요. 한마디로 막장 드라마지요. 선비는 인의예지로 대표되는 한국 고유의 정신을 소수서원 건립이라는 이벤트로 풀어내거든요. 동기들 간의 우정과 남녀의 사랑까지 적절히 들어가 관객들이 쉽게 스토리에 빠져듭니다”며 “한복도 또 하나의 볼거리인데, 국악소녀 송소희씨의 한복디자이너로 유명한 박지현 디자이너가 한복의 전통적 아름다움을 살리면서도 모던한 의상을 선보입니다”고 설명했다.

오페라 선비는 선비 정신의 뿌리인 유학과 성리학을 우리나라로 처음 도입한 안향선생과 나라 백성의 어지러워진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소수서원을 건립하려는 풍기 군수 주세붕과 의로운 선비들의 노력, 반대 세력과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선비들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김봉미 지휘자는 “정통 오페라 음악에 고유한 우리가락인 중중모리와 자진모리로 하이라이트를 살렸습니다. 심오하고 어렵지 않고, 국악이 선율에 묻어나오는 정도지요. 한국의 대표정서인 ‘흥’이 살아있다”고 말했다. 동서양 음악의 조화로 한국 창작 오페라의 새로운 차원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테너 강신모, 소프라노 김경란, 바리톤 김인휘, 바리톤 오유석, 바리톤 문영우, 메조소프라노 최승현, 소프라노 오희진, 테너 석승권 등 국내외 정상급 성악가들이 총출동한다. 지휘를 맡은 김봉미는 독일 데트몰트 국립음대 오케스트라 지휘 학사, 석사를 마치고 2003년 헬무트릴링 슈투트가르트 바흐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은 동양여성 최초로 지휘했다.

특히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를 지휘한 유일한 여성지휘자로, 대한민국 오페라대상 지휘자상을 비롯하여 제1회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지휘자는 “K영화, K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소구하고 있다. K클래식도 가끔 이야기가 나오지만, 사실 한국 클래식은 연주자들의 역량에 비해 저평가 받고 있다. 이번 선비 공연이 모티브가 되서 세계인에게 관심 받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오는 2월 강릉 무대에 이어 5월에 경상북도 영주시 선비문화축제 개막제에도 선보인다. 모스크바 월드컵에 맞춰 6월 말쯤 현지에서 공연도 준비중이다. 강릉공연은 전석 무료, 초대로 진행된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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