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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니스 신드롬’ 정현 앓았다는 약시, 4살 전 치료하면 95% 완치된다
-정현, 의사 권유로 테니스 시작…스포츠 고글 착용
-약시, 늦어도 7살前 치료해야…8살↑ 완치율 23%로
-“성인돼도 교정안돼…조기치료 위한 정기검진 필수”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4강에 진출한 정현(세계 58위ㆍ한국체대). 아시아 선수로서 첫 ‘메이저 우승’을 노리고 있는 정현은 우리나라 선수 중 남자 프로 테니스(ATP) 랭킹 최고 순위였던 이형택의 36위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은 맨눈으로 경기를 치르는 여느 선수와 달리 스포츠 고글을 착용하고 있다. 그는 여섯 살 때 약시 판정을 받은 뒤 “책 대신 녹색을 보는 것이 좋다”는 의사의 말에 따라 라켓을 잡았다. 약시는 만 4세 전 치료하면 환자 중 95%가 완치되기 때문에 조기 검진ㆍ치료가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4강에 진출한 정현. 정현은 여섯 살 때 약시 판정을 받은 뒤 테니스를 시작했고, 스포츠 고글을 착용한 채 경기를 치른다. 지난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정현이 데니스 샌드그렌(미국)에 3-0으로 이긴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약시란 어릴 때 발달돼야 할 시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한쪽 또는 양쪽 교정시력이 좋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약시는 전 인구의 2~2.5%가 겪는 비교적 흔한 안질환이다.

김응수 건양대 김안과병원 사시ㆍ소아안과센터 교수는 “안경을 썼는데도 교정시력이 0.8 미만이거나 두 눈의 시력 차이가 시력표 상 두 줄 이상 차이가 날 경우 약시라고 판정된다”며 “약시의 원인은 대부분 사시, 심한 굴절이상, 굴절부등(짝눈) 등이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백내장, 각막혼탁, 안검하수 등의 질환도 약시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약시의 종류에는 사시 약시, 굴절부등 약시, 굴절이상 약시, 기질적 약시가 있다. 사시 약시는 사시로 인해 한쪽 눈을 사용하지 않아, 굴절부등 약시는 양쪽의 시력이 많이 차이 날 때 한쪽 눈만 사용해 다른 쪽에 약시가 발생한다. 굴절이상 약시는 근시, 원시, 난시가 심한데도 교정하지 않아, 기질적 약시란 백내장, 망막ㆍ각막질환 같은 질병에 의해 발생하는 약시를 말한다.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약시는 만 4세부터 조기 치료를 시작하면 완치율이 95%에 달한다. 그러나 시력 발달이 거의 멈추는 시기인 만 8세에 치료를 시작한 경우 23%로 완치율이 떨어진다. 일찍 치료를 시작할수록 완치 가능성이 높아, 늦어도 만 7세 이전에 무조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이 시기를 놓칠 경우 정상시력을 갖기 힘들게 된다.

김 교수는 “약시를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장애가 발생하고 3차원 입체 감각과 거리 감각 발달이 힘들며, 집중력을 요구하는 공부나 책 읽기의 정확성과 속도가 떨어지게 된다”며 “성인이 되어 라식, 라섹 같은 시력 교정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약시는 시력 교정술로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기 치료 여부가 평생 시력을 좌우하게 된다”고 말했다.

어린이는 한쪽 눈에 약시가 있더라도 다른 쪽 눈이 정상으로 발달했다면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또 약시 증상이 있어도 말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의 세심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자녀가 TV를 볼 때 눈을 찡그려서 보는 경우, 고개를 숙여서 눈을 치켜들며 보는 경우, 가까이에서 보는 경우에는 약시를 의심해야 한다.

약시는 특별한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한 조기 치료가 유일하게 약시를 막는 방법이다. 약시 치료로는 안경ㆍ가림ㆍ약물 치료가 있다. 사시 약시의 경우 사시 수술이, 백내장, 망막ㆍ각막 질환처럼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해당 질환에 대한 수술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약시는 조기 치료가 중요하기 때문에 영유아 나이에도 안과 검진이 필수“라며, “유아 시기에 최소 3번은 안과를 방문해 정밀 검사를 받아 눈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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