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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 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감염된 주사제 상온서 5시간 이상 방치…균 확산 일으켰다
-감염된 주사제 상온 보관시 균 확산 가능성 높아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이대 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에게 투여된 수액이 상온에서 5시간 이상 장시간 방치된 뒤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입원 치료 중이던 4명 아이가 사망하기하루 전날인 지난달 15일 신생아 중환자실에 근무했던 간호사 두 명이 낮 12시께 500㎖ 크기 병에 든 지질영양제를 주사기 7개에 옮겨 담은 뒤, 이중 일부(5개)를 5~8시간 동안 상온 보관했다가 사망 신생아에게 투여했다. 의약정보원에 따르면 지질영양제는 약품 개봉 즉시 환자에 투여해야 하고, 즉시 사용하기 어렵다면 저온(2~8도)에서 보관하되 24시간이 지난 뒤엔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


경찰은 신생아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상온보관을 함으로써 더욱 번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사제를 상온 보관한다고 해서 균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있던 균이 더욱 번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질영양제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나왔기 때문에 주사기로 수액을 뽑는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고 상온에서 그 균이 번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 역시 상온 보관으로 균이 수액으로 확산됐을 수 있다고 소견을 내놨다. 해당 간호사들은 앞선 경찰 조사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생기게 됐는지는 조사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균이 언제쯤 생성됐는지 시간대를 역추적하는 역학조사를 펼치고 있다.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주사기 자체가 오염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경찰관계자는 “주사기는 무균제품이라 오염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그 부분까지도 확인하고 있다. 결과는 2월 초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23일 이대 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주치의 조수진 교수와 전공의 강모 씨 등 의료진 8명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 경찰은 조 교수가 항암치료와 우울증 등을 이유로 입원한 서울의 한 대학병원과 전공의 강 씨가 입원한 인천의 한 병원을 찾아 이들의 휴대전화와 진단서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신생아 중환자실 담당인 박모 교수와 심모 교수, 다른 전공의와 간호사들의 휴대전화도 근무지와 자택 등에서 압수했다.

경찰은 확보한 휴대전화를 통해 이들이 사망사건 전후에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 등을 확인해 증거 인멸이나 말 맞추기를 시도한 정황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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